[기고] 가전업계, 현지 ‘특화 제품’으로 수출 강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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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가전업계, 현지 ‘특화 제품’으로 수출 강화해야
  • 대우전자 김창중 말레이시아 법인장
  • 승인 2018.05.02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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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수출은 가전산업의 성장을 견인해온 중요한 원동력이다.

김창중 대우전자 말레이시아 법인장.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까지 수출이 17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고 밝혔다. 하지만 반도체 수출 의존도가 계속 늘고, 가전 수출물량이 감소세를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앞으로도 상승세가 계속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수출환경이 어렵다고 뒷짐지고 있을 수만은 없다. 그럴수록 철저한 시장 조사를 통해 지역별, 국가별, 문화별로 타켓 소비층을 겨냥한 현지 특화 제품을 개발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해외 시장에 진출한다면 수출 기회가 확대될 것이다.

특히 생활가전은 지역별로 터줏대감이 존재하고 문화적, 사회적인 영향을 크게 받는다.

북미 가정에서는 국내에서는 다소 생소한 ‘프렌치도어’ 냉장고를 많이 사용한다. 우리나라의 양문형 냉장고와는 달리 상부에 냉장고, 하부에 냉동고가 위치해 있다. 주말에 한꺼번에 장본 물건들을 보관하는 현지 소비자들의 성향을 반영한 것이다.

반면, 일본의 냉장고는 수납공간이 매우 세분화 돼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정리하기 좋아하는 일본인들의 특성을 반영한 것이다. 이처럼 같은 냉장고라고 하더라도 대륙마다, 국가마다 생활방식에 따라 디자인이 다를 수밖에 없다.

국내 중견, 중소 가전업체들이 무턱대고 독창적인 아이디어와 좋은 품질만 내세워 해외 시장 진출에 나섰다간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주방가전 하나를 수출하기 위해서도 기본적으로 현지인들의 식습관은 물론 주거 행태, 주방 구조, 하다못해 주방 개수대의 크기와 숫자도 함께 연구해야 한다.

이미 국내 대기업들은 현지소비자들의 시각, 미각, 촉각을 사로잡는 ‘특화 제품’을 출시해 수출 지역별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화려한 문양을 선호하는 멕시코 시장에 판매하는 냉장고엔 국화인 다알리아 문양을 적용했고, 페루 시장을 겨냥해서는 나스카 문양을 채용한 세탁기를 판매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중동의 전통 의복 히잡을 세탁하는 '히잡 세탁기', 동남아시아 무슬림 전통 의복 바틱을 세탁하는 '바틱 세탁기', 멕시코 현지 요리 자동메뉴 기능이 탑재된 '셰프멕시카노 복합오븐' 등 대우전자의 현지 특화제품들이 그 예다.

수출 지역의주거 문화, 종교, 트랜드와 가전 기능 및 디자인을 결합시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철저한 현지화를 통한 맞춤형 마케팅을 진행한다면 얼마든지 히트상품을 만들어 낼 수 있다.

국내 중견, 중소가전 기업의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철저한 사전 시장 조사를 통해 해외 시장에서 요구되는 제품 및 기술 개발의 방향성을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틈새 및 차별화 전략을 세우기 위해 글로벌 컨슈머 인텔리전트 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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