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 현대차 지배구조 개편에 돌발 변수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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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엇, 현대차 지배구조 개편에 돌발 변수 전망
  • 황병준 기자
  • 승인 2018.04.24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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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합병, 지주사 전환” 요구한 엘리엇
주가 부양, 수익 극대화 숨은 의도 분석
현대차그룹 전경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황병준 기자] 미국계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이하 엘리엇)가 현대차그룹에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 합병을 요구하면서 현대차그룹이 추진하는 지배구조 개편에 돌발변수로 작용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엘리엇은 지난 23일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합병을 요구하는 내용의 제안서를 현대차그룹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엘리엇의 주장은 크게 네 가지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합병’, ‘자사주 소각’, ‘순이익의 40~50% 배당금 요구’, ‘사외이사 추가 선임’ 등이다. 이는 엘리엇이 이달 초 현대차그룹 계열사에 대한 지분 보유 사실을 공개,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겠다고 밝힌 이후 처음으로 행동에 나선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28일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분할합병을 통해 4개의 순환출자 고리를 모두 끊는 지배구조 개편안을 내놓았다.

개편안에 따르면 현대모비스의 모듈과 AS부품 사업을 인적 분할해 현대글로비스에 흡수합병시키고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 등 대주주와 기아차, 현대글로비스, 현대제철 등 계열사들이 합병된 현대글로비스의 지분을 매각, 현대모비스를 실질적인 지주사 역할을 할 수 있게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엘리엇이 현대차그룹의 구상에 반발해 지주사 전환을 주장하면서 자칫 현대차그룹의 계획에 돌발 악재로 작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감을 제기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주주 환원 정책 강화에 따라 주가는 상승할 수 있는 여력도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한 엘리엇의 주장에 맞춰 배당 역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글로벌 선진 자동차 기업들은 현재 잉여 현금흐름의 30~50%를 배당으로 책정하고 있지만 현대차는 아직 그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배당성향은 26.8%로 전년 20.0% 대비 큰 폭의 증가를 기록했다. 최근 5년전 현대차 배당성향이 6.0% 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대폭 늘어난 것이다.

하지만 이번 엘리엇의 배당성향 상향 요구에 따라 현대차의 배당성향을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문제는 엘리엇이 이같은 주장에 힘이 실리기 위해서는 현대차 주주를 대변할 수 있는 지분을 보유하고 있느냐 하는 것이다.

유지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엘리엇은 보유 현대차그룹 지분이 10억 달러(약 1조원) 내외이고,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에 대한 지분을 각각 최소 1.5%씩 보유한 것으로 공개됐다”며 “엘리엇 단독으로 영향력이 크지 않아 현재 현대모비스의 분할, 현대글로비스 합병안이 무산될지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일부 증시 전문가들은 현대차그룹이 기존 개편안을 유지하면서 엘리엇의 요구에 포함된 주주 환원정책을 강화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엘리엇의 이러한 주장에 현대차그룹은 “엘리엇을 포함한 국내외 주요 주주와 투자자들에게 앞서 발표한 출자구조 재편의 취지와 당위성을 계속 설명하고 소통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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