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현대모비스’ 합병 제안한 ‘엘리엇’…의도된 ‘노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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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현대모비스’ 합병 제안한 ‘엘리엇’…의도된 ‘노림수’
  • 황병준 기자
  • 승인 2018.04.24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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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엇 “복잡한 지분구조 효율적으로 간소화” 주장
노골적 주가 부양 의도 다분…주식 수익 극대화 포석
현대차그룹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황병준 기자] 미국계 펀드 엘리엇이 현대자동차[005380]와 현대모비스[012330]를 합병, 지주사로 전환할 것을 요구했다. 또한 순이익의 50%를 배당하라고 주장했다.

엘리엇은 지난 23일(한국시간) 이러한 내용을 골자로 한 ‘현대 가속화 제안’(Accelerate Hyundai Proposals)을 발표했다.

지난 4일 현대차그룹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 개입하겠다는 뜻을 밝힌 엘리엇이 본격적으로 행동에 나선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엘리엇은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의 합병을 통해 지주사를 경쟁력 있는 글로벌 완성차 제조업체(OEM)로 재탄생시킴으로써 현재의 복잡한 지분 구조를 효율적으로 간소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현대모비스·현대차의 과대화된 대차대조표 해소를 위해 현재·미래의 모든 자사주를 소각하고, 기아차가 보유한 현대모비스·현대글로비스 주식에 대한 적정 가치를 검토하고 자산화”할 필요가 있다고 요구했다.

아울러 “배당지급률을 순이익 기준의 40∼50%로 개선하는 명확한 배당금 정책”을 마련할 것과 “경험이 풍부한 사외이사 세 명을 추가로 선임”할 것을 촉구했다.

엘리엇은 “현대차그룹의 기존 지배구조 개편안은 소액주주에 돌아갈 이익이 분명하지 않고,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는 것만으로 기업경영구조가 개선됐다고 하기에는 부족한 측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업계에서는 엘리엇의 이러한 요구가 노골적인 주가 띄우기로 분석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 지분이 없어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안에 큰 이익을 보지 못한 엘리엇이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기아차 등 현재 보유한 주식을 통해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노림수 아니냐는 것이다.

이는 지난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반대했을때와 유사한 모습이다. 당시에도 엘리엇은 별도의 홈페이지를 개설해 자체적으로 마련한 제시안을 공개하며, 과도한 배당을 요구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엘리엇의 요구는 현대차그룹 출자구조 재편을 그리는 차원이 아니라 엘리엇이 매입했다고 밝힌 모비스, 현대차, 기아차 주식으로부터 더 큰 수익을 얻겠다는 취지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엘리엇을 포함한 국내외 주요 주주와 투자자들에게 앞서 발표한 출자구조 재편의 취지와 당위성을 계속 설명하고 소통해 나가겠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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