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낙마하는 포스코 회장…권오준도 끊지 못한 ‘정권 교체 흑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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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낙마하는 포스코 회장…권오준도 끊지 못한 ‘정권 교체 흑역사’
  • 황병준 기자
  • 승인 2018.04.18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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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교체마다 전임 회장 ‘추풍낙엽’…민영화도 막지 못한 ‘낙하산’ 수장
권오준 포스코 회장.

[매일일보 황병준 기자]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18일 전격 사퇴를 표명하면서 두 번째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자리에서 물러난다. 역대 포스코 회장이 정권 교체에 비극적인 결말을 내린 것과 궤를 같이 하면서 정치권 풍파를 견디지 못하고 또 좌초한 것이다.

포스코(005490)는 지난 2000년 9월 정부 지분을 전량 매각하면서 민영화에 성공했지만 정권이 바뀔 때마다 총수가 중도 하차하는 흑역사가 되풀이 되고 있다.

전임 정준양 전 회장 등 역대 총수들은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다양한 사퇴 배경을 설명했지만 정권 교체와 연관설을 끊어버리는 데는 실패했다.

최근 정치권 및 재계에서는 권 회장의 사임설이 끊이지 않았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권 회장은 대통령의 외국 방문에 한 차례도 동행하지 못하면서 중도 퇴임설은 꾸준히 제기됐다.

또한 지난 정부에서 비선실세 최순실과 연루됐다는 의혹까지 나오면서 현 정부에서 교체를 위한 작업을 진행중이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정권 교체에 따라 총수가 물갈이되는 관행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전임 정준양 전 회장을 비롯해 대부분의 총수들이 정권 교체에 따라 총수직을 내려놓았다. 정치권의 입김이 강력하게 쏠리고 있다는 반증이다.

고 박태준 전 회장은 24년간 포스코를 이끌어오다 김영삼 대통령과의 불화로 사임했다. 이후 황경로, 정명식 등 회장이 포스코 수장 자리에 올랐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김만제 전 회장은 4년동안 포스코를 이끌었지만 김대중 정부 출범 직후 사임했다.

민영화 이전인 98년부터 2003년 3월까지 수장 자리를 지킨 유상부 전 회장 또한 노무현 정부 출범 직후 사퇴하는 등 정권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

후임으로 이구택 전 회장이 취임 후 한차례 연임에 성공했지만 MB정부 들어선 이후 정치권 외압 논란으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 전 회장은 2008년 말부터 검찰이 이주성 전 국세청장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포스코가 세무조사 무마로 로비를 받았다는 혐의로 결국 사퇴했다.

전임인 정준양 전 회장 역시 이러한 흑역사를 비켜가지 못했다. 2009년 1월에 취임한 정 전 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취임 이후 중국 방문 당시 주요 행사에서 배제되면서 사퇴설이 불거졌으며 국세청의 서울 포스코센터, 포항 본사 등에 대한 동시다발적 세무조사에 들어가면서 이러한 논란은 더욱 불거졌다.

당시 정 전 회장 사임에 정권의 압박은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재계에서는 정권 교체마다 회장 물갈이가 되풀이되면서 이러한 의혹은 더욱 짙어졌다.

재계 관계자는 “포스코가 민영화 됐지만 정부의 입김이 강하게 반영되는 한계가 지속적으로 되풀이 되는 곳”이라며 “포스코 회장은 장관보다 더 매력적인 자리라 재계 및 정치권의 인사들이 자리를 얻기 위해 암투를 벌이는 자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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