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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삼성증권 사태, 자본시장 반면교사 삼아야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지난 6일 삼성증권은 사상 초유의 배당착오에 따른 ‘유령주식’ 사태로 물의를 빚었다. 이날 삼성증권은 ‘배당금’을 ‘주식’으로 입고하는 실수를 저질렀고, 이 중 16명의 직원은 회사의 ‘매도금지’ 공지에도 불구하고 아랑곳 않는 모습을 보여 거센 비난을 받았다.

이번 배당사고로 인해 삼성증권의 직접적인 손실금액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브랜드 평판이나 신뢰도 저하는 피할 수 없게 됐다. 삼성증권의 사태를 두고 일명 ‘팻핑거’오류라고도 한다. 직원들이 주문을 넣으면서 실수가 종종 발생하는데, 자판보다 ‘굵은 손가락’(fat finger)으로 버튼을 누르다 잘못 입력했다는 의미다.

천문학적 금액이 오가는 증시에서는 사소한 실수는 증권사 파산으로까지 연결될 수 있다.
실제 한맥투자증권은 선물 옵션 만기일이던 2013년 12월 코스피200 12월물 콜옵션 및 풋옵션에서 시장 가격보다 현저히 낮거나 높은 가격에 매물을 쏟아냈다. 사고 원인은 이자율 입력 오류였다.

옵션 가격의 변수가 되는 이자율을 ‘잔여일/365’로 입력해야 하는데 ‘잔여일/0’으로 입력하자 주문 PC는 모든 코스피200 옵션에서 차익을 낼 수 있다고 판단해 터무니없는 가격에 매수·매도 주문을 냈다. 주문 실수로 입은 손실액은 462억원에 달했고 한맥투자증권은 간판을 내렸다.

케이프투자증권도 지난 2월 초 장 시작 전 코스피200 옵션의 매수·매도 주문 착오로 잘못 보낸 거래 주문이 체결되면서 지난해 당기순이익 절반에 육박하는 62억원의 손실을 봤다. 앞선 사례로 보듯 한 순간의 실수가 증권사의 운명을 좌우해 증권사에서 ‘입력’이란 매우 중요하다.

현재 여론은 ‘도덕적 해이’를 일으킨 일부 직원들을 겨냥하고 있지만 사실 도덕적 해이를 일으킬 수 없도록 꼼꼼한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삼성증권의 탓이 더 크다. 현재 우리사주를 운영 중인 대부분의 증권사는 현금과 주식배당 지급입력 시스템이 따로 분리 운영하고 있다.

삼성증권의 거래시스템이 갖춰진지는 지난 2007년으로 알려져 있는데, 지난 10년간 여타 증권사의 시스템을 벤치마크 하지도 않았을 뿐더러 팻핑거에 대한 위험성도 인지하지 못하고 유지해 왔다. 결국 언젠가 터질 사건이 올 들어 발생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물론 직원들의 윤리의식도 다시 한번 제고할 필요가 있다. 좀 더 현실적이고 실효성 있는 정책으로 말이다. 현재의 내부통제 체계는 그저 단순 윤리교육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고 관계자들은 지적한다.

내부통제가 단순 ‘강의’ 나 ‘예비군 교육’ 가 듯 하지 않으려면 아예 사고가 일어나지 않게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 예를 들면 우리사주 배당금을 ‘증권계좌’가 아닌 ‘급여계좌’로 지급해 주식지급 자체가 불가능하도록 하거나, 지급 자체를 공신력 있는 제 3의 기관을 통해 한번 거치는 식이다.

증권사는 투자자들의 거래를 중개해주기 때문에 실수가 있어선 안된다. 올해 1분기 국내 주식시장의 일평균거래대금은 13조원을 넘어서 전년동기 보다 무려 80% 이상 성장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삼성증권의 사태 역시 금융기관의 사고는 한 사람의 실수로 끝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준 만큼 모두가 이번 사태의 해결을 눈 여겨 보면서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홍석경 기자  adsl11654@m-i.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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