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정치 높은 벽에 '남원정' 사분오열
상태바
현실정치 높은 벽에 '남원정' 사분오열
  • 박규리 기자
  • 승인 2018.04.10 16: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선 당선 위해 바른미래 탈당 / 남경필 한발 먼저 한국당行 / 원희룡은 무소속 재선 도전
원희룡 제주지사가 10일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바른미래당 탈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박규리 기자] 한나라당 시절부터 '남원정 트리오'로 불리며 보수 진영내 쇄신파를 대표해 온 남경필 경기지사, 원희룡 제주지사, 정병국 의원이 현실정치의 벽을 넘지 못하고 결국 사분오열로 흩어지고 말았다.

원 지사는 10일 제주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존 정당에 휩쓸려서는 책임감을 느끼고 해야 할 일을 그르칠 수 있다는 생각에 탈당을 결정했다. 괴로운 과정이었다”며 바른미래당 탈당의 변을 밝혔다. 원 지사는 무소속으로 제주지사 선거에 나설 예정이다. 원 지사는 바른미래당 간판으로는 재선에 성공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보다 앞서 남경필 경기지사는 지난 1월 15일 바른정당(바른미래당 전신)을 탈당해 자유한국당에 복당했다. 당시 그는 "보수통합 없는 바른정당은 사상누각일 뿐이다. 고사 직전의 위기에 빠진 보수를 살리기 위해 또 한번의 정치적 선택을 한다"고 말했지만 역시 실제 원인은 지방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다. 바닥민심이 한국당 후보로 나서기를 원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남 지사에 이어 원 지사가 떠나면서 바른미래당에는 남원정 3인 중 정 의원만이 남게 됐다. 동시에 바른미래당은 현역 광역단체장이 모두 탈당하는 위기를 맞았다.

남원정 3인은 옛 한나라당의 원조쇄신파로, 지난 총선 당시 공천 파동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 의결 등 정치적 고비 때마다 행동을 함께 해왔다. 정치를 시작한 후 처음으로 바른정당으로 당적을 옮길 때도 이들은 함께했다.

이들의 길이 엇갈리기 시작한 건 바른정당이 잇따른 탈당 사태로 수세에 몰리고, 국민의당의 당대당 통합을 추진하면서부터다. 이들은 바른정당을 창당했지만, 예상보다 낮은 지지율과 당원 및 지역주민들의 복당 요구, 6.13지방선거에서 기존 보수 지지자들을 확보한 한국당이라는 벽에 부딪쳐야했다.

이들 남원정은 보수정당 내부에 계파나 조직이 없다고 알려져 있다. 영남패권론에 지배된 한국당에서 고향이 경기도인 남 지사와 정 의원, 제주도인 원 지사는 소위 6두품으로 불려진다.그랬던 이들이지만 현실정치의 벽은 높았다.

바른정당 관계자는 이날 "남 지사가 지난 1월 앞서 한국당으로 회귀한 가장 큰 원인은 지역구 기초의원들과 시민들의 강력한 복당 요구가 존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수지역구에서는 아직도 거대 야당인 한국당을 밀어주려고 하는 경향이 남아있기 때문에 바른미래당 신분으로는 힘들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원 지사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바른정당 소속 도의원들이 한국당으로 대거 복당하며 원 지사에게 한국당으로의 회귀를 강력히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