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조선해양·한국GM, 앞날은 어떻게 될까
상태바
STX조선해양·한국GM, 앞날은 어떻게 될까
  • 이근우 기자
  • 승인 2018.04.09 13: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법정관리냐 노사합의냐 ‘운명의 날’ 촉각
생계 위기 처한 직원들 저마다 하소연
STX노조원들이 전면파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이근우 기자] STX조선해양과 한국GM의 앞날이 어떻게 될지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와 STX조선해양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은 생산직 인건비 75% 감축을 골자로 한 자구안과 이에 동의하는 노동조합의 확약서 제출 시한이 이날 오후로 다가오자, 노조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앞서 정부와 채권단은 지난달 8일 일단 STX조선해양을 살린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한달간 시간을 주며 생산직 인건비 감축과 노조 확약서를 요구했다. 이 기준을 맞추려면 생산직 690여명 중 500여명이 퇴직하거나 협력업체로 자리를 옮겨야 한다.

산은이 데드라인을 어기면 “원칙대로 처리한다”고 여러 차례 밝힌 바 있어 STX조선해양이 또 다시 법정관리로 넘어갈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사측이 생산직 직원들을 상대로 두 차례 희망퇴직·아웃소싱 신청을 받은 결과 최종 144명(희망퇴직 104명, 아웃소싱 40명)에 머물렀으며 이에 응하지 않은 노조원들은 지난달 26일부터 전면파업을 계속하고 있다.

노조는 사측과 협의에 최선을 다하겠으나 “인적 구조조정은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그러면서 현재까진 법정관리가 불가피해 본인다고 덧붙였다.

노조 관계자는 “구조조정만 아니면 어떤 희생이든 감내하겠다는 입장을 수차례 전했지만 받아들여지 않았다”며 “자구안을 따르면 사람은 사람대로 잘리고 최저임금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임금을 받아야 하는데 어떻게 이를 수용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한국GM도 존폐 기로에 섰다. 인건비 지급은 물론 협력업체 부품대금도 지급하기 버거울 만큼 자금난이 심각하다. 노동자들은 사지로 내몰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국GM의 경우 이번달에만 당장 차입금을 빼고도 약 1조원의 돈이 필요한데, 이를 마련하지 못하면 부품 조달이 끊겨 생산시설이 멈추고 결국 수출물량을 중국 등 인근 GM 생산시설에 뺏길 것이라는 얘기까지 사내에서 나오고 있다.

한국GM 안팎에선 임단협도 진전이 없고 경영실사도 예상보다 길어지는데다, 성과급 지급 무산으로 노조가 사장실을 점거하는 등 노사 갈등이 깊어지면서 GM이 ‘한국사업 정리’로 전략을 수정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더불어 한국GM 사태가 두달 가까이 장기화하면서 본사 공장 뿐 아니라 협력업체와 영업 일선의 피해가 극심해지고 있다. 한국GM 노사가 자구안을 놓고 기 싸움을 하며 대립하는 사이 협력업체들과 영업사원들은 손쓸 도리 없이 생계를 걱정하는 처지에 놓였다.

문승 한국GM 부품협력업체 비상대책위원장은 “1차 협력사들이 2·3차 업체에 발행한 60일짜리 어음마저 할인이 거부되면 2·3차 업체들이 부도가 나고, 부품공급망 붕괴로 1차 업체들도 연쇄부도를 맞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고영진 전국 한국GM 대리점 비상대책위원장은 “5~8년정도 일한 숙련된 직원들이 다 떠난 마당이라 회사가 나중에 정상화된다 해도 새로운 직원을 고용해 적응시키는데 최소 6개월이 걸리는 등 후유증이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환영 한국GM 판매노조 위원장도 “조만간 영업사원이 2000명 아래로까지 줄어 향후 회사가 정상화돼 원상태로 회복하려면 막대한 비용이 들 것”이라며 “이 같은 미래 발생 비용을 끌어와 생계지원비로 지급해 현재 영업사원들을 지켜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