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규제 따라 커지는 ‘로또아파트’ 부작용
상태바
[기자수첩] 규제 따라 커지는 ‘로또아파트’ 부작용
  • 이아량 기자
  • 승인 2018.04.05 14: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매일일보 이아량 기자] 수억원의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다는 ‘로또아파트’가 정부의 규제를 비웃듯 뜨거운 열기를 이어가고 있다.

국토부는 서울의 주요 분양단지를 대상으로 위장전입 등 불법 시장교란 행위에 있었는지에 대해 직권 현장조사를 나간다는 방침을 세웠으나 청약 과열 현상을 잠재우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3월 분양을 시작한 강남권 로또아파트들은 평균 10억원이 넘는 고가아파트임에도 불구하고 청약 경쟁률이 높게 나타났다.

영등포구 ‘당산 센트럴 아이파크’가 평균 79.9대1로 최고 청약경쟁률은 919.5대1로 집계됐다. 강남구 ‘디에이치자이 개포’는 25.2대1, ‘논현 아이파크’는 18.3대1을 각각 기록했다. ‘마포프레스티지자이’의 경우 특별공급이 6.58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들 단지 중에는 특별공급에서 20대 당첨자가 다수 나오면서 ‘금수저 청약’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디에이치자이 개포’ 특별공급 당첨자 444명 중 만 30세 이하가 14명(3.2%)으로 나타났으며 과천주공2단지 재건축 아파트인 ‘과천 위버필드’ 또한 특별공급 선정 결과 1999년생이 기관추천 특별공급으로 최연소로 당첨됐다.

애초 사회적 약자를 위한 특별공급 제도가 대출 없이 10억원을 지불 가능한 소수의 계층에 악용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정부의 분양가 규제가 오히려 로또아파트를 양산하는 부작용이 나타나면서 이는 건설사의 ‘꼼수 분양가’ 책정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통제로 인해 분양가가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책정됨에 따라 ‘마포프레스티지자이’의 경우 조합원 매물의 웃돈이 5억원이나 붙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 단지는 같은 면적이라고 해도 분양가가 층별로 최대 4억원 이상 차이가 나고 있다. 84㎡ 일부 주택형 1층 분양가는 59㎡의 평균 분양가 7억~8억원 초반보다 저렴한 5억9000만원에 책정됐다.

건설사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보증 승인을 쉽게 받고자 물량이 얼마 없는 일부 층수의 분양가를 낮게 책정하면서 평균 분양가를 낮췄기 때문이다.

문제는 향후 서울에서 분양되는 새아파트 역시 이와 같은 부작용이 계속해서 반복될 수 있다는 데 있다. 새 분양단지 모두가 수억원의 시세차익을 기대하는 로또아파트로 변질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정부의 지나친 규제가 오히려 ‘과유불급’의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