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기준금리 10년만에 역전…한은 5월 금리 인상 여부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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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기준금리 10년만에 역전…한은 5월 금리 인상 여부 주목
  • 박수진 기자
  • 승인 2018.03.22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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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은 총재 “금리 역전된 만큼 경각심 갖고 지켜볼 것”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으로 출근하며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박수진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개월 만에 금리인상을 단행하면서 한·미 정책금리가 10년 7개월만에 역전됐다. 한미 금리 역전으로 외국 자본유출 리스크가 커지면서 금융권에서는 한은의 5월 금리인상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21일(현지시간) 미 연준은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정책금리를 연 1.50∼1.75%로 0.25%p(포인트) 인상했다. 한은 기준금리(연 1.50%)를 넘어선 것은  2007년 8월 이래 처음이다. 연준이 이처럼 금리 인상을 한 데는 실물경기 성장에 대한 자신감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 정책이 경제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소비·투자·고용 지표가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한·미간 금리가 역전되면서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외국자본이 빠져나가 국내 금융시장에 불안을 초래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국내 경제와 금융시장에 당장의 큰 충격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앞서 이주열 총재는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국회 기재위 소속 의원들의 한미 금리 역전 이슈에 대한 서면질의에서 “시장 전문가들은 미 기준금리가 올해 3~4회, 내년 2~3회 정도 인상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한미 금리 역전이 발생한다고 해서 우리 경제와 금융시장에 당장 큰 충격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고 답했다. 

전병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도 “미 연준의 금리 인상은 큰 이벤트지만 버냉키 이후의 연준은 친절하게도 시장에 많은 정보를 제시하고 있다”며 “소통에도 적극적인 탓에 금리 인상 자체가 시장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은이 시장의 불안감을 마냥 무시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연준이 FOMC에서 올해 3차례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기존의 전망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미국이 예상대로 오는 6월 금리를 다시 한 번 올린 가운데 한은이 4월과 5월 금통위에서 동결할 경우 상반기 금리차는 0.50%p로 벌어진다. 금리역전이 장기화 되고 폭이 커질수록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시장에서는 한은의 5월 금리 인상을 예상하고 있다. 5월 한차례 금리인상을 실시하면 한미 간 금리역전이 해소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일각에서는 한은이 경기 회복세를 더 확인하고 지방선거가 끝난 뒤에 조정에 나설 것이란 견해도 있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한은이 금리를 1회 올릴 것으로 보지만 2차례 올릴 가능성이 전보다는 높아졌다”면서 “다음 인상 시기를 원래 하반기로 예상했는데 7∼8월쯤으로 앞당겨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이 같은 각종 관측에 이 총재는 “미국이 금리를 올려 내외 금리 역전된 만큼 좀 더 경각심을 갖고 지켜볼 것”이라며 “앞으로 국내금리 인상의 시기는 여러 가지 변수가 많다. 다음달에 경제전망을 하면서 여러 가지를 놓고 고민을 많이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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