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확보 나선 아시아나, 에어서울 부진은 ‘걸림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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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확보 나선 아시아나, 에어서울 부진은 ‘걸림돌’
  • 박주선 기자
  • 승인 2018.03.20 13: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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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옥 매각에 CJ대한통운 주식 처분 현금 확보
자회사 에어서울 자본잠식 수익성 제고 절실
아시아나항공 A350-900 항공기. 사진=아시아나항공 제공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유동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이 자회사 저비용항공사(LCC)인 에어서울에 발목이 잡혔다. 출범 당시 아시아나항공의 적자 노선을 이관 받은 에어서울은 올해 흑자전환을 목표로 내걸었지만, 갈수록 적자폭이 커지고 있어 수익성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2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광화문 금호아시아나 사옥 매각에 이어 CJ대한통운 주식을 처분했다.

광화문 사옥을 운영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의 지분 80%를 보유한 아시아나항공은 사옥 매각 후, 확보한 약 4000억원에 CJ대한통운 주식 매각대금 935억원을 더해 약 5000억원 규모의 현금성 자산을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다.

아시아나항공이 자금 조달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이유는 현재 회사가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차입금이 총 4조원대인 아시아나항공은 이 가운데 절반인 2조182억원의 만기가 연내 도래한다. 오는 6월 만기인 차입금 규모는 최대 6000억원이다. 그러나 지난해 말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현금성 자산은 1100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어서울 항공기. 사진=에어서울 제공

이러한 상황에서 자회사 LCC 에어서울의 부진한 실적은 골칫거리다. 2016년 10월 국제선 취항을 시작한 에어서울은 아시아나항공이 100% 출자해 설립됐다. 당시 경영정상화에 어려움을 겪던 아시아나항공은 해결책으로 적자노선을 에어서울에 이관했다.

아시아나항공은 미주와 유럽 등 중장거리 노선을 강화하고, 에어서울은 일본과 중국, 동남아 등 인천 발 단거리 노선 위주로 구분한다는 전략이었다. 그러나 에어서울은 현재까지 막대한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부진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실제로 2016년 216억원의 손실을 냈던 에어서울의 적자폭은 2017년 285억원으로 더 늘어났다.

올해부터 조규영 대표이사 체제로 조직을 개편한 에어서울은 ‘프리미엄 LCC’ 이미지를 벗고, 공짜항공권을 앞세워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선 상태다. 지난 1월과 2월 처음으로 월 단위 흑자전환에 성공하기도 했지만, 당초 목표로 내걸었던 올해 흑자 달성 여부는 미지수다.

이에 현재 금호아시아나 사옥에 입주해 있는 에어서울은 임차료를 줄이기 위해 본사 이전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에어서울 관계자는 “공항 근처가 아니더라도 비용 절감차원에서 본사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수익성 확보를 위해 공짜항공권 등으로 취항지 홍보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에어서울이 출범 초기 고집하던 일본의 지방 소도시 전략이 실패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수요가 많은 대도시에 비해 저조한 탑승률이 영업손실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또한 LCC 후발주자인 만큼, 다소 분리하게 배정된 시간대도 걸림돌이다. 실제로 에어서울의 인천~괌 노선은 저녁 8시 45분에 출발해 새벽 2시가 넘어 괌에 도착한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에어서울의 부진은 결국 모기업인 아시아나항공의 부담으로 직결된다”면서 “유동성 확보에 비상이 걸린 아시아나항공 입장에선, 에어서울이 올해 영업손실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가 큰 관심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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