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인터넷銀, 200만 외국인 고객 놓고 엇갈린 행보…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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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인터넷銀, 200만 외국인 고객 놓고 엇갈린 행보…왜?
  • 박수진 기자
  • 승인 2018.03.14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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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외국인 고객 유치에 사활…맞춤형 금융서비스 출시 박차
카카오·케이뱅크, 외국인 계좌발급 조차 불가…“신분 확인 어려워”
시중은행들이 국내 체류 외국인 200만명 시대를 맞아 본격적인 ‘외국인 고객 잡기’ 경쟁에 나섰다. 사진은 지난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에서 열린 신방례에서 외국인 신입생들이 유건을 고쳐쓰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박수진 기자] 국내 체류 외국인 수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시중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서로 엇갈린 전략을 펼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시중은행은 국내 체류 외국인 200만명 시대를 맞아 본격적인 ‘외국인 고객 잡기’ 경쟁에 나선 반면 케이뱅크·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은행은 외국인 고객 유치에 대한 계획조차 없다.

14일 KEB하나·우리·KB국민·신한·NH농협 등 5대 은행에 따르면 이들 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외국인 고객은 총 461만여 명에 달한다. 2015년 말 391만여명, 2016년 말 425만여명 등으로 매해 꾸준히 늘고 있다. 해당 수치는 유학·단기근로 등 일시적으로 국내에 머물렀다가 떠나는 고객도 포함됐다. 

특히 법무부 출입국과 외국인정책본부는 올해 1월 말 기준 국내 장·단기 체류 외국인은 총 212만8404명에 달하고 3년 뒤에는 3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해 시중은행들은 국내 체류 외국인들을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에 시중은행들은 외국인 거주 비율이 높은 지역 위주로 원어민 직원 상담이 가능한 특화 점포를 운영하는 등 고객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 

외국인 고객이 가장 많은 KEB하나은행은 이미 전국 총 16곳에 외국인을 위한 특화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외국인 근로자가 많은 안산, 의정부, 용인 등의 경우 일요일 영업점과 일요송금센터 등을 개설했다. 특히 강남구 역삼동에는 외국인을 위한 외국인 전용 인터내셔널 PB센터(IPC)를 열고 자산관리는 물론 국내 투자, 인수·합병에 필요한 모든 금융·법률·회계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부산과 제주에도 IPC 건설을 진행 중이다. 

신한은행도 지난해 초 외국인투자사업부를 신설해 외국인의 국내 투자에 필요한 각종 금융지원 업무 강화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7월에는 금융권 최초로 국내 장기 거주 외국인 전용 전세자금대출을 선보였다. 주한 외국인을 대상으로 최초의 전세자금대출인 이 상품의 대출한도는 최고 2억원이고 대출기간은 3년이다. 

현재 외국인 대상 영업 점포는 원곡동외화센터, 대림동, 의정부, 제주중앙금융센터 등으로 총 4곳이다. 제주중앙금융센터를 제외한 나머지 3개의 점포 평일 방문이 어려운 외국인 근로자들의 근무 여건을 고려해 모두 주말 영업을 진행하고 있다. 무엇보다 원어민 직원들이 상주·근무해 고객 편의를 도모했다.  

KB국민은행 역시 외국인 근로자 밀집 지역에 평일 방문이 어려운 외국인 근로자를 위한 주말 영업 외환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원어민 직원을 배치해 상담을 비롯해 각종 은행 업무를 무리 없이 볼 수 있도록 배려했다. 현재 국민은행의 주말 외환센터는 총 5곳(안산 ‘원곡동외환센터’, 경남 ‘김해외환센터’, 경기 광주시 ‘경안외환센터’, 서울 ‘오장동외환센터’, 의정부시 ‘의정부외환센터’)이며 올해 추가 신규 개설 예정이다.

외국인 고객 특화 상품으로는 ‘KB WELCOME PACKAGE’와 ‘KB ONE ASIA 해외송금’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KB WELCOME PACKAGE는 전용 통장, 체크카드, 신용카드, 적금 및 해외송금을 실시한다. 패키지 상품 보유에 따른 패키지 우대도 제공된다. ‘KB ONE ASIA 해외송금’은 18개국 126개 해외은행 네트워크를 활용한 것으로 해외 예수은행들과의 제휴를 통해 수수료 1000원에 당일 송금 수취가 가능하다. 

우리은행은 2016년 말 ‘외국인 영업부’를 신설해 체계적인 외국인 고객 관리에 나섰다. 외국인 영업부는 외국인 대상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고 관련 상품 개발, 전담 영업인력 양성 등을 맡는다. 현재 안산외국인금융센터(2012.9), 김해외국인금융센터(2014.9), 의정부외국인금융센터(2017.7) 등 전국 3권역에 외국인 고객 대상 금융허브망을 구축했다. 평일 방문이 어려운 외국인 근로자를 위해 광적지점, 발안금융센터, 남동공단금융센터,혜화동지점, 광희동지점, 테크노마트지점, 구로본동지점에서는 주말 영업을 실시하고 있다. 

주요 상품으로는 외국인 고객 니즈를 반영한 외국인전용 토탈 패키지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위비 SUPER 주거래통장, 위비글로벌체크카드, 다이렉트 해외송금, 주택청약 종합저축, 우리글로벌 뱅킹 등이 있다.  

반면 지난해 4월과 7월에 각각 출범한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현재 국내 거주 외국인 대상으로 서비스 조차 실시하지 않고 있다. 이처럼 계좌 개설이 불가능한 이유는 여권 위·변조 여부를 확인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게 은행 측의 설명이다. 앞서 지난해 금융당국은 여권을 통한 계좌 개설을 허용했지만 정작 외교부·법무부 등에선 위·변조에 따른 범죄를 우려해 부처 간 업무 협의가 엇박자가 나 ‘사각지대’로 남게 됐다. 

지난해 11월 3일 이용우 카카오뱅크 공동대표는 출범 100일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외국인 고객 이용 제한과 관련 질문에 “우리는 누구보다 외국인 고객 이용을 원하지만 금융당국이 승인하지 않아 할 수 없다”고 답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이 은행권에 메기 역할을 한다고 하지만 외국인 금융 부분은 시중은행만의 고유영역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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