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상장사 순이익 45%나 늘었는데…배당은 여전히 ‘인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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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상장사 순이익 45%나 늘었는데…배당은 여전히 ‘인색’
  • 홍석경 기자
  • 승인 2018.03.14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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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기업, 순이익 확대 추세 불구 배당성향은 5년 만에 감소세 전환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지난해 국내 기업의 순이익이 크게 성장했지만 주주환원정책 중 하나인 배당에는 여전히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 따르면 지난해 12월 결산 법인의 2017년도 배당금 총액은 약 24조1000억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코스피 상장사의 배당금은 2013년부터 증가 추세를 보이며 2016년 처음으로 20조원을 돌파했지만, 지난해 국내기업의 순이익이 100조에 도달할 것과 비교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현재까지 지난해 결산배당을 발표한 기업 1031곳 중 525곳은 전년대비 주당배당금이 증가했고 184곳은 감소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다만 순이익 증가에도 불구하고 평균 배당성향은 2016년 대비 3.2%포인트 낮아진 20.6%를 기록하고 있다. 배당성향이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5년 만인 데 이는 주요 국가와 비교해 봤을 때도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평균배당 성향은 미국과 일본이 각각 38.62%, 34.08%로 가장 높다. 우리나라는 신흥시장인 중국(30.87%)과 인도(30.21%)와 비교했을 때도 가장 낮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국내 기업의 설비투자가 크게 늘어 현금배당 정책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잉여현금흐름은 지난 2016년 3분기까지 누적 49조1000억원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3분기 26조1000억원으로 절반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금융투자업계는 국내 기업의 배당금 규모가 커지고는 있지만 배당성향 등이 세계 최저 수준에 머물러 있어 주주에게 돌아가는 이익 적다고 지적한다. 정부가 상장사들의 주주환원 정책 강화를 유도하기 위해 스튜어드십코드(기관투자자의 의결권 행사) 등도 도입하고 있지만 실제 기업 배당정책에 온기를 불어 넣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자본시장연구원 관계자는 “기업들이 배당 규모가 늘어나고는 있지만 이익 증가 폭만큼 배당이 늘어나지 않아 배당성향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며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는 기업 배당이 이자 수익의 대체될 수 있는데, 올해 지난해처럼 큰 폭의 증시 상승세를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배당 확대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의 배당의 확대 되면 주가에도 긍정적 영향이 크다. 지난해 주당 배당금이 두 배 이상 늘어난 기업의 올해 평균 주가수익률은 10.5%로 코스피가 고점대비 9% 하락하는 동안에도 배당성장주는 평균 3.7% 하락에 머물러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배당금이 두 배 이상 늘어난 기업의 평균 연간 수익률은 73.6%를 기록했다. 특히 롯데정밀화학의 경우 지난해 배당금을 전년 300원에서 800원으로 결정한 이후 현재 주가는 7만5000원대로 올라서며 훈풍을 보였고 삼성물산과 삼성에스디에스도 배당금을 2000원으로 대폭 확대하면서 최근 3개월래 양호한 주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 관계자는 “기업이 좋은 투자 기회를 갖고 있다면 잉여현금을 투자에 사용하는 게 최선”이라면서도 “국내 경제가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면서 기업의 성장성과 투자 기회가 줄어든 만큼 쌓인 현금을 배당을 통해 주주에게 돌려주는 것도 사회 전체 효용을 높이는 데 효과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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