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ㆍ삼성전자 “구조조정, 하는거야 마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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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ㆍ삼성전자 “구조조정, 하는거야 마는거야”
  • 최봉석 기자
  • 승인 2007.05.12 08: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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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 전략기획실 SDI 정밀 경영진단, 왜?…이후 삼성전자로 불똥 튈까?

[144호 경제] 삼성그룹 계열사인 삼성SDI와 삼성전자의 지난 1분기 실적이 최악의 결과로 나오자, 이 두 기업의 ‘인력 구조조정’ 가능성이 증권업계와 재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삼성SDI와 삼성전자측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고, 오히려 경영실적이 좋아질 경우 신규채용 의지를 강하게 내비치고 있어 외견상 올해 안에 구체적인 구조조정안이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삼성SDI는 지난 달께 삼성그룹 전략기획실로부터 정밀 경영진단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실적하락 때문이었다.

삼성SDI 한 관계자는 “경영진단을 받은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구체적인 날짜는 전혀 모르고, 설령 알아도 알려줄 수는 없다”고 말했다. 또 “정밀 경영진단이라기보다는 구조본(구조조정본부)에서 경영진을 상대로 컨설팅을 나온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며 그룹 차원의 ‘진단의미’를 축소했다.

어쨌든 이 회사는 지난 1ㆍ4분기에 1천10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향후 실적개선에 큰 기대를 걸기 위해선 2ㆍ4분기는 반드시 달라져야 할 상황에 놓였다. 이런 까닭에 국내 일부 사업장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구조조정 방안이 구체적으로 나오진 않았지만 일각에서 오는 2분기에도 흑자전환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어, 일부 사업라인에 대해 구조조정을 실시하는 것은 당연지사로 업계측은 판단하고 있다.

이정화 부사장 “구조조정 검토 중”

이정화 삼성SDI 부사장은 이와 관련 지난 달 24일 열린 기업설명회에서 “일부 경쟁력이 없는 부분은 구조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결국 5월을 전후로 사업과 직접 관련이 없는 일부 공장의 라인 축소와 인원감축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이 회사 관계자는 “국내에서 경쟁력이 없는 경우 해외로 공장을 이동시 구조조정은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것”이라며 “실제로 IMF 이후 상시적으로 필요한 인원이 들어오고 필요한 인원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들이 부침을 거듭하면서 구조조정은 자연스럽게 이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논란이 되고 있는 대목은 강압적인 희망퇴직이다. 업계에 따르면 이 회사는 영업손실 규모가 급증함에 따라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대리와 과장급을 상대로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리급은 7천5백만원, 과장급은 1억2천만원을 지급하고 있다는 구체적인 액수까지 떠돌고 있다.

삼성SDI “사실과 다르다”

삼성SDI측은 그러나 ‘사실과 다르다’는 반응이다. 이 회사 홍보실 한 관계자는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있는 것은 아니고 수원으로 본사를 옮기면서 인원변동이 자연스럽게 있었던 것”이라며 “특히 구조조정을 실시할 때 액수는 절대 밝히지 않는 것이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삼성SDI측의 주장은 그러나 ‘수원공장과 울산공장에서 대규모 구조조정이 일어나고 있다’며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연일 벌어지고 있는 구조조정 반대 투쟁과 거리가 있어 ‘회사측이 구조조정의 진실을 감추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울산SDI사내기업 비상대책위원회와 함께 구조조정 저지투쟁을 전개 중인 민주노총 한 관계자는 “삼성SDI 울산공장 브라운관 사업부 사내하청노동자 3천명 정도가 올해 정리해고 될 것이라는 소문도 공공연하게 돌고 있고 실제 순차적으로 정리해고가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 직원들 역시 구조조정의 가능성 때문에 적잖은 고민에 빠져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삼성전자도 구조조정 ‘스트레스’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이 ‘어닝 쇼크’를 야기하면서 증권가 일각에서 실적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전사적인 차원의 구조조정이 일어날 것’이라는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조조정은 물론 ‘희망퇴직’에 가깝다.

삼성전자의 1ㆍ4분기 영업이익은 2003년 2ㆍ4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4ㆍ4분기 실적에 비해서 매출은 8%, 영업이익은 42%, 순이익은 32%가 줄어들었다.

때문에 증권가에선 “삼성SDI 구조조정 이후 다음 대상은 삼성전자가 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 역시 삼성SDI 못지 않은 ‘어닝 쇼크’ 수준이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만약 삼성전자가 삼성SDI의 바람을 타고 대대적인 인력 구조조정에 나설 경우, 이는 다른 여타 관련기업들의 구조조정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삼성전자가 구조조정이라는 회오리바람을 쉽게 일으킬지는 아직까지는 미지수다.

구조조정 칼 쉽게 꺼내들까? 미지수
 
그럼에도 불구하고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 역시 실적 바닥이 1분기가 아니라 2분기가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어 이 회사 경영진이 어떤 제스쳐를 취할지는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 홍보실 한 관계자는 “(구조조정 얘기는) 금시초문”이라며 “원가를 절감하고 필요없는 것들은 정리하자면서 내부적으로 ‘경각심’을 갖고 있는 정도”라고 일축했다. 또 “실적부진은 올해만 그랬던 것이 아니고 사이클적으로 매년 1분기마다 반복되는 것”이라며 “실적이 부진하다고 구조조정에 매번 돌입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두 기업이 이처럼 ‘구조조정’이란 소용돌이에 휘말린 것과 관련, 양 회사 홍보팀 관계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증권가에서 만들어낸 얘기”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삼성SDI 홍보실 관계자는 “실적이 안좋을 때마다 증권업계에서 사람을 자르라고 강요하는 것 같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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