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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부동산 정책, 규제일변도서 벗어나 공급 확대 나서야

[매일일보 최은서 기자]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각종 부동산 규제가 쏟아지고 있다. 6·19 대책을 시작으로 8·2 대책, 9·5 후속 조치, 10·24 가계부채대책, 11·29 주거복지로드맵, 12·13 임대주택등록 활성화 방안, 2·20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정상화 방안까지 벌써 7번의 조치와 방안을 내놨다. 이는 좀처럼 식지 않는 ‘강남 집값 잡기’로 풀이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평생 살 집 걱정 없는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이에 따라 정부 정책도 집에 관한 한 ‘투기’의 대상이 아니라 ‘거주’ 목적으로 거래되도록 한다는 큰 원칙 아래 투자 수요 억제라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강남 집값 잡기’는 케케묵은 과제이자 만만치 않은 과제이다. 마치 ‘두더지 잡기 게임’과도 같아서다. 한 곳을 때리면 다른 곳에서, 그 다음에는 또 다른 곳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식인 것이다.

강남 재건축을 규제했더니 ‘풍선효과’로 새 아파트의 희소성이 부각 돼 몸값을 올리고 ‘준강남’으로 불리는 과천, 분당 등으로 집값 상승 열기가 옮겨 붙더니 하남과 수원 영통구가 기지개를 펴고 있는 형국인 것이다.

또 지난달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정상화 방안 발표 이후 발 빠르게 안전진단을 통과한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는 ‘반사 이익’까지 기대하는 모습이다. 비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주민들이 “강남권 잡기에 비강남권이 희생당하고 있다”고 연일 목소리를 높이며 성토하는 이유다.

이 뿐 아니다. 정부가 주변 시세 대비 분양가를 낮추도록 규제하면서 되레 강남 주택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예비 청약자들 사이에서는 1690가구의 역대급 일반분양 물량 공급으로  ‘사실상 마지막 강남 진입 기회’이자, 수 억원의 시세차익을 낼 수 있는 ‘로또 청약’으로 ‘디에이치자이개포 아파트’가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최근 디에이치자이개포 아파트는 3.3㎡당 평균 분양가가 4160만원으로 확정됐다. 전용면적 84㎡ 기준으로 예상 분양가는 주변 시세대비 4억원 가량 낮은 14억원 수준이다. 당첨만 되면 약 4억원 시세차익을 볼 것으로 예상되는 단지인 셈이다. 이에 한 단지 분양에 10만명이 청약한다는 ‘10만 청약설’이 나돌 정도다.

이처럼 정부가 부동산 투기를 잡고 시장 안정을 위해 고강도 규제대책을 잇달아 발표했지만 재산 증식 가능성이 높은 ‘똘똘한 한 채’에 수요가 쏠리며 가격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결국 시장이 과열되면 그 피해는 서민이 입게 된다는 점을 정부는 주지해야 한다. 이제 정부는 전체 부동산 시장을 봐야 할 때다. 부동산 시장은 수요와 공급에 따라 움직이는 만큼 규제 일변도로 갈 것이 아니라 공급 확대 정책도 함께 내놓아야 할 것이다.

최은서 기자  eschoe@m-i.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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