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전 직원, 본사 정문유리 깨고 난동부린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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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전 직원, 본사 정문유리 깨고 난동부린 사연
  • 김시은 기자
  • 승인 2011.03.16 10: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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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프닝일 뿐…”

[매일일보=김시은 기자] 한 남자가 흰색 승용차를 몰고 서울시 중구 장교동 1번지 한화빌딩 로비로 돌진해 정문 유리가 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차에서 내린 남자는 골프채를 휘두르며 “(한화가) 나를 괴롭힌다. 나를 죽이려 한다”고 소리쳤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점심을 먹고 온 직원들이 놀라서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한화 보완팀 관계자는 남자를 진압하기 위해 경찰을 불렀고 남자는 인근경찰서로 연행됐다. 남자는 무슨 연유로 한화 본사 정문 유리를 깨고 난동을 부린 것일까.  

한화 전 직원 본사 정문유리 손괴 “환청 때문에”…경찰 “정신병력 확인 중”
한화그룹 “합의 할지 안할지는 건물관리팀에서 알아서 할 일, 관심 밖이다” 

지난 14일 오후 1시께 한화빌딩 정문 유리를 깨고 난동을 부린 남자는 서울남대문경찰서 조사결과 한화 전 직원이었음이 밝혀졌다.

김모(32)씨는 3년 전 한화 호텔&리조트에서 근무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공채에 합격한 김씨는 3개월 신입사원 연수를 마치고 한화에서 근무했지만, 보름 만에 퇴사했다.

한화 관계자를 통해서도 이러한 내용은 확인할 수 있었다. 한화 관계자는 “경찰이 한화 전 직원이라고 해서 인사기록카드를 뒤져봤다”며 “인사기록카드 확인결과 2008년 회사에 잠깐 다닌 기록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퇴사의 이유에 대해서는 “개인적인 일이라 모른다”고 답했다.

한화와 관련된 환청, 왜?

앞서 현장에 출동한 서울 태평로 파출소 경찰은 “자동차가 한화빌딩 1층 전면 유리창을 뚫고 로비 안으로 진입한 뒤에 멈춰섰다”고 현장상황을 전했다.

사건은 서울남대문경찰서로 이송됐고, 다음날인 지난 15일 새벽 1시까지 조사를 받은 김씨는 다시 서울중부경찰서로 이송(남대문 유치장 리모델링)돼 검찰의 송치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송치결과에 따라 추가로 더 조사를 받을 수 있다고 경찰은 말했다.

경찰이 밝힌 김씨의 퇴사이유는 일하기 싫어서였다. 김씨는 회사와 원한 관계는 아니었지만, 환청이 들리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경찰이 전한 김씨의 환청은 “니가 사장이 되어서 더 좋은 아이디어를 내놓으라”는 등 회사와 관련된 것으로 경찰은 김씨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본인도 범행을 인정하고 잘못도 인정하고 있다”며 “정신과 병력이 있는지 확인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화 관계자도 김씨가 이러한 짓을 벌인 것에 대해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유리 대신 비닐덮개로 ‘임시방편’

김씨는 현재 무직상태다. 유리가 깨진 것에 대해서는 400만원 정도의 재산상 피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김씨가 폭력 행위 등 처벌에 관란 법률 중 특별법인 재물손괴혐의에 해당 된다”며 “한화와 합의를 할지 안할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지난15일 서울 장교동 1번지 한화그룹 본사. 정문에 유리대신 비닐덮개를 끼워놓은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한화그룹은 경찰조사가 마무리된 후 김씨에 대한 손해배상 여부 등을 검토할 방침이다. 이날 김씨가 운전한 차량은 본인 소유가 아닌 렌트카인 것으로 확인됐다.

한화 관계자는 “합의를 할지 안할지는 건물관리팀에서 알아서 할 일”이라며 “관심 밖”이라고 말했다. 한화는 부서진 유리대신투명 비닐덮개를 끼워 넣었으며 조만간 복구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당초 한화가 정신 병력이 있는 사람을 직원으로 뽑았을 지에 대해선 의문으로 남는다. 경찰은 로비정문에는 CCTV가 없다고 밝혔는데, 이 역시 보완관리의 허술함을 보여주는 부분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화 관계자는 “3년 전에 퇴사한 사람이고 해프닝일 뿐”이라며 더 이상의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유행처럼 번지는 본사 車 돌진…

한편, 바로 다음날인 지난 15일 한화에 이어 포스코 본사에도 한 남성이 덤프트럭을 몰고 돌진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15일 오전 7시50분께 포항시 남구 포스코 본사내에서 60대 남성 A씨가 포스코가 일자리를 주지 않은데 불만을 품고 자신의 23톤 덤프트럭을 몰고 후진으로 경비초소와 본사 출입문을 각각 3차례씩 들이받았다.

이로 인해 포스코는 본사 앞 경비초소와 본사건물 1층 현관의 대형 유리창과 원통형 대형 색상유리 등 4800만원 상당의 재산피해를 입었다.

경찰조사 결과 A씨는 개인 화물트럭을 운영하면서 일자리가 없자 최근 포스코를 찾아가 일자리를 요구했다가 거절당한데 불만을 품고 이 같은 짓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비슷한 일은 2007년에도 있었다. 지난 2007년 4월 한화빌딩 인근의 SK텔레콤 본사도 불만을 품은 한 남자가 벤츠승용차를 몰고 돌진하면서 회전문 유리가 파손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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