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잇단 경영 관리 부실에 ‘책임론’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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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잇단 경영 관리 부실에 ‘책임론’ 확산
  • 박수진 기자
  • 승인 2018.02.19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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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 부실자료 제출에도 문제제기 안해…2대 주주 역할無
대우건설 매각 불발…대우건설 해외 잠재 부실 파악 못해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산업은행 본점 7층 회의실에서 열린 대우건설 매각 관련기자간담회에서 전영삼 산업은행 자본시장부문 부행장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박수진 기자]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사태와 대우건설 매각 중단 등 자회사 관리 능력에 심각한 문제를 드러냈던 산업은행이 최근 한국GM 군산공장 폐쇄사태가 불거지면서 기업 경영 관리 능력에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은 한국 GM지분 17.02%를 보유한 2대 주주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미국 GM 본사에 일방적으로 끌려 다닌 것으로 드러났다. 

산은은 2016년 3월 한국GM을 중점관리대상회사로 지정한 뒤 △경영진단컨설팅 실시 △선제적 모니터링 강화 △소수주주권 강화 등의 내용을 담은 중점관리방안을 그해 4월 수립했지만 한국GM이 이를 거부해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지난해 3월에는 주주 간 계약서를 근거로 주주감사권을 행사하기로 하고 회계법인과 함께 감사에 착수했으나 한국GM의 비협조로 한 달 만에 감사를 중단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산은은 2014년부터 누적된 한국GM의 적자에도 경영간섭은 물론 제대로 된 경영자료를 보지 못했고 결국 군산공장 폐쇄라는 주요 경영 결정을 일방적인 통보를 받는 결과를 보았다.

2008년 이후 산은이 파견한 이사 18명 중 9명이 산은, 6명이 공무원 출신이라는 점도 화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현재 3명의 사외이사가 한국지엠 내부에서 여러 요구를 했지만 지분율 17%를 가진 소수주주에 불과해 대주주인 GM의 일방적인 결정을 견제하지 못했다”며 “GM의 일방적인 자료 통제와 비협조적인 행태로 정확한 사실도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산은의 경영 관리 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불과 며칠 전인 지난 8일 대우건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호반건설은 산은으로부터 제대로 된 정보를 보고 받지 못해 대우건설 인수 포기 의사를 밝히는 사태가 벌어졌다. 호반건설이 대우건설 인수 검토 당시에는 없던 대우건설 모로코 사피 복합화력발전소의 기자재 제작에 따른 잠재 부실이 공개됐기 때문이다.

호반건설 M&A 관계자는 “내부적으로도 통제할 수 없는 해외사업의 우발 손실 등 최근 발생 일련의 문제들을 접하며 우리 회사가 대우건설의 현재와 미래의 위험 요소를 감당할 수 있겠는가에 대해 심각한 고민을 진행했다”며 “아쉽지만 인수 작업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산은은 대우조선해양을 통해 부실기업에 대한 혈세투입 논란을 겪어왔다. 2015년 대규모 부실이 발견돼 산은 등이 혈세 4조2000억원을 투입한 것도 모자라 지난해 또다시 2조9000억원의 유동성을 지원했다. 2015년에는 수조원대에 달하는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사건도 발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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