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퍼박테리아 죽이는 새 항생물질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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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박테리아 죽이는 새 항생물질 개발
  • 나기호 기자
  • 승인 2018.02.17 20: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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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전역서 2000개 토양시료 얻어 DNA 추출

[매일일보 나기호 기자] 수퍼박테리아를 박멸할 수 있는 항생제 후보물질이 개발돼 주목된다.

17일 미국 록펠러대와 럿거스대 공동연구진에 따르면, 토양에서 찾은 세균의 유전자를 이용한 새로운 항생물질 ‘말라시딘(malacidins)’을 얻는 데 성공했다.

그간 많은 연구진은 새로운 항생세를 찾기 위해 노력을 기울여 왔다. 하지만 신종 세균을 배양하는 일이 쉽지 않아, 지난 수십 년간 큰 소득을 얻지 못했다. 더욱이 현재 상용화된 항생제는 대부분 세균에서 왔다. 세균이 다른 세균의 성장을 저해하고자 만든 항생물질을 이용한 것이다.

연구진은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세균을 배양하지 않고 세균의 유전자로만 항생물질을 얻는 방법을 고안했다. 이런 환경 유전체연구를 ‘메타지노믹스(metagenomics)’라고 일컫는다.

특히, 새로운 항생제 합성에 쓰이는 세균 유전자를 찾기 위해 미국 전역서 2000개 토양 시료를 얻었다. 여기서 세균의 유전물질인 DNA를 추출하고 염기서열을 분석한 끝에, 새로운 계열의 항생물질을 합성하는 일련의 유전자 무리를 발견했다.

연구진이 이 유전자 무리를 배양이 가능한 세균에 넣어주자, 세균은 항생물질을 합성했다. 항생물질은 일부 세균(그람양성균)의 세포벽 합성을 저해했다. 살균 활성은 상용화된 항생제인 ‘답토마이신(daptomycin)’과 유사한 정도다.

기존 항생제에 내성이 있는 황색포도알균에 감염된 쥐 피부에 이 물질을 바르면, 24시간 뒤 세균이 사라지는 것도 확인했다

연구진은 이 항생물질에 ‘메타지노믹스로 발견한 항생물질’이라는 뜻을 담아 말라시딘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연구진은 “환경 시료에서 유전자를 찾아 항생물질을 개발했다”며 “이 방법은 세균을 배양한 뒤 항생제를 분리하는 기존 연구의 한계를 극복한 좋은 사례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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