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포커스] ‘소통의 달인’ 윤용로가 풀어야 할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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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포커스] ‘소통의 달인’ 윤용로가 풀어야 할 숙제…
  • 박동준 기자
  • 승인 2011.03.11 09:09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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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윗하는 은행장’ 기업은행장 퇴임 3개월 만에 외환은행장으로 컴백

[매일일보=박동준 기자] 하나금융지주가 7일 윤용로 전 기업은행장을 하나금융 신규 등기이사로 선임했다.

하나금융지주 경영발전보상위원회는 이날 기존 등기임원이던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 김종열 사장, 김정태 하나은행장, 석일현 감사를 재선임하면서 추가로 김지완 하나대투증권 사장과 윤용로 전 기업은행장의 이름을 사내 등기임원에 새로 올렸다.

이번 사내 등기임원에 아직 확실한 직함이 없는 윤 전 행장이 올라간 것은 곧 있을 외환은행장 후보로 윤 전 행장이 내정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윤 내정자는 1955년생으로 중앙고와 한국외대 영어과를 졸업한 뒤 1977년에 행정고시(21회)에 합격해 그 후 2007년 기업은행장 취임 전까지 30년간 공직생활을 한 관료출신이다.

윤 내정자는 재정경제부 은행제도과장, 금융감독위원회 감독정책 2국장,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 겸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지낸 재무관료 출신이다. 

▲ 윤용로 외환은행 내정자에게 주어진 두가지 과제는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와 인수 후 통합일 것이다.

김승유 회장이 ‘맞춤옷’ 같은 선정기준 내세워 ‘그’를 원한 이유
윤용로에게 주어질 첫째 임무는 ‘메신저’, 두 번째는 ‘내부 소통’
 

외환은행장 후보로 윤용로 전 기업은행장이 선택된 이유에 대해 하나금융지주 관계자는 “김승유 회장이 제시한 외환은행장 요건에 윤 내정자가 가장 적합했다”고 설명했다.

김승유 회장이 외환은행장 후보 요건으로 내세운 것은 △영어로 의사소통 할 수 있을 정도의 글로벌 감각 △금융산업에 대한 식견 △60세 미만의 젊은 나이 등 3가지.

이는 마치 윤 내정자를 미리 낙점해두고 말한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꼭 부합되는 조건이다. 올해 57세인 윤 내정자는 미국 미네소타대학원에서 석사 과정을 마쳤고 30년간 재무부서에서 일해왔으며 기업은행장으로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었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하나금융지주가 외환은행에 관심을 가졌을 때부터 윤 전 행장을 외환은행장으로 내정됐다는 설이 나돌 정도다. 이런 설이 나돈 배경에는 윤 내정자가 전직 관료 출신으로, 금융권 전반에 걸쳐 탄탄한 인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자리하고 있다.

첫 임무는 ‘메신저’

현재 대한민국 금융정책을 이끌고 있는 김석동 금융위원장과 윤 내정자의 ‘인연’은 이러한 관측에 힘을 더해준다. 김 위원장과 윤 내정자는 둘 다 행시 출신으로 나이는 김 위원장이 2살 더 많지만 윤 내정자가 행시는 2회 선배다.

두 사람은 재무부에서 시작해 재정경제원 금융감독위원회까지 30년 가까운 세월을 같은 부서에서 근무했다. 금융감독위원회 시절에는 김석동 위원장이 금융감독위 감독정책 1국장 윤 내정자가 2국장을 맡았고 노무현 정부 말기인 2007년에는 김석동 금융감독위 부위원장 후임을 윤 내정자가 맡아서 수행했다.

김 위원장이 최근 저축은행 구조조정 문제와 관련해 금융지주사들에 대해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상황에서 김 위원장과 오랜 인연인 윤 내정자를 통해 금융당국과 유대감을 쌓고 더 나아가 차기 정권 대비도 한다는 목적도 외환은행장 선임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우연의 일치겠지만 윤 전 행장의 외환은행장 내정 소식이 전해지고 채 일주일이 지나지 않은 10일 공정거래위원회는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인수가 시장에서 경쟁을 제한할 가능성이 낮다”는 내용의 심사결과를 금융위원회에 통보했다.

이는 당초 예상됐던 것보다 빠른 것으로, 이에 따라 최종 인수확정을 위한 제반 일정은 더욱 속도를 더하고 있다. 공정위의 경쟁제한성 유권해석은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작업에 있어 최대 난관으로 지적되어왔기 때문이다.

하나금융 측은 공정위의 유권해석이 늦어지면 그만큼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 작업에도 브레이크가 걸리게 되고 만약 16일에 있을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외환은행 인수 승인이 안 나면 상당한 금액을 론스타 측에 물어줘야 하는 상황이라는 점을 밝혀왔다.

지난해 11월 하나금융과 외환은행 최대주주 론스타 사이의 인수 계약 내용에 의하면 승인 과정이 늦춰져 하나금융이 4월에 론스타 측에 인수대금을 납부하면 주당 100원씩 약 300억원, 5월은 약 660억원의 지연보상금을 지급해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하나금융과 외환은행이 합병될 경우 외환은행의 특장점인 외환 부문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을 것으로 관측했다. 외환부문에서 하나·외환은행이 1위, 우리금융지주가 2위로 이 두 사업자를 합치면 전체의 75%를 상회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외환은행 노조는 “하나금융과 외환은행의 기업결합은 외환은행이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는외환 부문에서 집중도가 현저하게 증가해 경쟁제한 효과를 발생시킬 가능성이 크다”며 인수에 반대하는 의견서를 공정위 측에 몇 차례 전달했다.

그러나 공정위는 “취급상품을 중심으로, 관련 13개 시장에서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요구불예금, 저축성예금, 시장성예금 등 원화예금 시장과 원화여신 시장, 외화대출시장 등은 기업결합 심사기준상 시장 점유율이 안전지대에 속해 경쟁제한성이 없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외화예금시장, 무역거래시장, 송금시장, 환전시장 등은 안전지대에 포함되지 않아 되지 않아 면밀한 검토가 필요했으나 시장경쟁 현황과 여·수신 등 주요거래 분야에서의 지위 등을 고려했을 때 시장에서 경쟁이 감소해 가격을 단독·공동인상하게 될 가능성이 낮았다”고 덧붙였다.

두 번째 임무는 ‘소통’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인수에 대해 외환은행은 노조를 필두로 전체 임직원들이 음양으로 반대의 뜻을 펼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를 어떻게 봉합해나가는 것이 윤 내정자가 취임한 후 가장 중요한 과제로 주어질 것이다.

▲ 평소 입담이 좋기로 소문난 윤용로 외환은행 내정자. 그의 능력이 하나금융과 외환은행 사이의 소통 매개체로 작용 할 수 있을지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윤용로 내정자가 기업은행장 재직시절부터 트위터에 계정을 마련해 직원 및 고객들과 교류해 왔고 원만한 성격에 위트가 넘치는 입담을 과시하면서 ‘트윗하는 은행장’, ‘소통의 달인’이라는 평가를 받아 왔다는 점은 이런 측면에서 특히 주목된다.

외환은행 노조는 하나금융이 윤 내정자를 등기이사로 등재, 외환은행장으로 내정한 것에 대해 즉각 반발하면서 아직 외환은행과 하나금융이 결합되지 않았는데 아무런 권한도 없는 하나금융이 윤 내정자를 외환은행장으로 낙점한 것은 말이 안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노조는 대주주로서 론스타가 자격을 갖추고 있는지,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을 인수해 운영할 능력이 있는지 검증하라는 시위를 백일째 이어가고 있다. 노조측은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를 반대하면서 다각도에서 대응 방책을 고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에 대한 반대 분위기는 노조뿐만 아니라 외환은행의 일반 행원 사이에도 팽배해있다. 외환은행 대부분의 지점에서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를 반대하는 플래카드가 걸려있고 행원들의 전반적인 분위기도 합병을 달가워하지 않고 있다.

지난 연말 하나금융이 외환은행 인수를 공식화하고 나서자 외환은행 행원들은 거리에 나와 전단지를 돌리면서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를 반대하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당시 거리에서 전단지를 돌리던 외환은행 관계자는 하나금융의 인수를 왜 반대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을 인수하게 되면 결국 해외자본인 론스타만 이득을 보게 해주는 꼴이며 하나금융의 합병자금 조달 과정에서 헤지펀드 등의 단기자금을 동원해 결국 이 부실이 외환은행의 부담으로 돌아오게 된다”고 말했다.

그래서 ‘윤용로’

하나금융지주는 외환은행을 합병하더라도 ‘1지주 2은행체제’를 유지하겠다고 말했지만 양 은행 사이에 영업점이 겹치는 지역이 다수 존재하고 있는 만큼 추후 영업점 합병 등 구조조정이 진행되는 것은 시간문제이다.

앞으로 펼쳐질 칼바람이 뻔히 그려지는 상황에서 외환은행 내부 분위기를 달래기 위한 측면에서도 ‘소통의 달인’으로 명성을 얻고 있는 윤용로 카드는 분명 유효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신임 외환은행장을 하나금융지주 출신 인사로 내세운다면 내부 반발은 더욱 극심해질 것이므로 이를 최소화 하기 위해서라도 외부인사를 고려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이러한 경영외적인 측면은 차치하고서라도 윤용로 내정자가 기업은행장으로 재직하면서 얻은 성과를 되돌아보면 이번 인사가 결정된 이유에 대해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윤 내정자는 관료 생활을 마치고 기업은행으로 자리를 옮긴 후 개인영업에 박차를 가해 2007년 부임 당시 119조3041억 규모의 자산을 2010년 퇴임할 때는 165조4758억으로 늘려 50조 가량의 자산을 늘렸다. 이 같은 성과를 토대로 기업은행은 4대 금융지주사의 은행과 어깨를 견줄 정도의 위상을 지니게 됐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윤 전 행장이 기존의 기업은행 주력사업이던 기업대출 역량을 증가시키기 위해 리테일 부문인 개인고객 사업분야 경쟁력을 제고시킨 것이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 4대 지주은행에 버금가는 성과를 일궜다”고 윤 내정자의 능력을 평가했다.

 


 

업계 최저연봉과 최고연봉의 만남

외환은행의 내부반발이 필연적인 이유…대의명분은 “글쎄?”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의 평균연봉은 4000만원 선으로 4대 금융지주 중에서 최저를 기록하고 있다. 신한·국민·우리은행은 5000만원 선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외환은행은 평균연봉 6000만원 선으로 업계 최고를 달리고 있다.

업계 최저 연봉의 하나금융과 업계 최고액 연봉인 외환은행의 만남, 그것도 최저연봉 쪽이 최고연봉 쪽을 삼키는 방식의 만남은 필연적으로 양자 사이의 평균점을 향해 움직일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외환은행 임직원들이 일사분란하게 합병반대 전선에 나온 것이 결국 “자기들 밥그릇을 챙기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이다. 하지만 외환은행 노조와 행원들의 하나금융 인수 반대에 대해 평가절하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론스타=투기자본→하나금융 인수=투기자본에 이익 몰아주기’라는 것이 외환은행 관계자들의 인수반대 주장에 핵심 논거로 등장하고 있는데, 정작 론스타에 인수됐을 때와 이후 론스타에 의한 지배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내부에서 아무런 반발이 없었기 때문이다.

2003년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할 당시부터 현행 은행법상 금융기관만 대주주가 될 수 있음에도 론스타는 산업자본(투기자본)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금융위원회는 론스타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결과를 한 번도 공개하지 않았고, 2007년 이후로 6개월마다 정기적으로 해야 하는 적격성 심사를 하지 않았다.

그동안 이에 대해 잠잠하던 노조 측이 하나금융으로 외환은행이 넘어가려 하자 이제와서 ‘투기자본’ 운운하면서 이를 문제 삼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는 지적이다.

모 정부기관 관계자는 “배당금이 얼마 나올지 외에 경영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론스타 휘하에 있을 때는 자기들끼리 앉아서 돈잔치를 하던 외환은행 임직원들이 이제 와서 투기자본 론스타를 운운하는 것은 우습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하나금융지주 김승유 회장은 구조조정의 달인”이라며, “두 은행이 합병할 경우 구조조정은 필연적일 수밖에 없어 외환은행 임원들마저 뒤에서 합병 반대 시위 분위기를 조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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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라시는이제그만 2011-03-11 10:45:07
승인이 된것도 아닌데 이양반을 추켜새운게 말이됨? 내정자좋아하시네....글구 연봉연봉하는데....자기가 속한 조직이 없어질 위기에 처해있는데 그게 연봉때문이다 라고 생각하는 자체가 어이가 없음...최소한의 조직의 대한 애정없이는 직장생활을 못함...돈버는 기계도 아니고....기자양반이 속한 조직에는 이런 문화가 없음? 하기야 이따위 찌라시나 만드는 기자양반이 몰알겟나....

앵두야 2011-03-11 10:10:38
이양반 형이 윤강로라는 소위 압꾸정 미꾸라지. 이번에 사기로 피소당했네요. 사기꾼 집안 사람이 무슨 외환은행장이냐?. 소통의 달인 좋아하네 사기의 달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