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보도]대한항공, ‘왕산 마리나’ 조성사업 시동 건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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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보도]대한항공, ‘왕산 마리나’ 조성사업 시동 건 까닭
  • 김시은 기자
  • 승인 2011.03.09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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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 허브, 최대수혜 ‘독식’?

[매일일보=김시은 기자] 대한항공이 10여년간 사업 추진이 지연되고 있는 인천국제공항 부근의 용유·무의도(용유·무의)에 조성되는 복합문화 레저도시 조성 사업에 시동을 걸고 있다.

용유·무의 복합도시는 2020년까지 중구 을왕·남북·덕교·무의동 2441만494㎡ 땅에 호텔, 리조트, 테마파크, 마리나(선박을 위한 항구), 쇼핑몰, 주거시설을 짓는 사업으로 전체 사업비가 10조2000억원(보상비 5조7000억원 포함)이 든다.

인천시는 이중 10조원을 민간 자본으로 채우는 개발계획을 세웠지만, 규모가 큰 만큼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송영길 인천시장은 용유·무의 특수목적법인(SPC)설립을 앞두고 “블록세일식(전체 사업구역을 여러 개로 쪼개고, 개별 사업자를 공모해 개발하는 방식)으로 추진하는 것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대한항공이 이 사업의 첫발인 ‘왕산 마리나’ 조성사업에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함께 참여할 계획이라고 밝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대한항공, 인천국제공항 부근 용유·무의도 내 복합문화 레저도시 조성 첫 시동
2014년 아시안게임 개최 전까지 ‘왕산 마리나’ 개발 마무리, 관람객 유치 총력

대한항공이 시동을 걸고 있는 ‘왕산 마리나’는 경제자유구역인 인천 중구 을왕동 왕산해수욕장 인근의 육상과 해상에 걸친 13만3460㎡(육상매립 7만8560㎡, 해상수역 5만4900㎡)에 요트장과 클럽하우스, 정비공간, 주차장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총 사업비 1500억원 중 대한항공이 1333억원, 인청구역청이 국비를 포함해 167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대한한공은 “아직은 협의 중”이라고 말을 아꼈지만, 인천경제청은 지난 2009년 12월 국토해양부에 왕산마리나 조성사업 계획을 제출했으며 6월께 기본계획 고시 등에 대한 승인이 마무리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014년 아시안게임시 요트경기 개최 장소이기도 한 마리나는 다른 용유·무의 사업부지와 달리 사유지가 거의 들어있지 않아 보상 문제 등 민원 발생의 소지도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대한항공의 이번 참여 배경을 두고 소문이 무성하다.

아시안게임 관람객, 내 ‘거점’ 안에?

그 중에서도 가장 무게감이 실리고 있는 것이 이 지역이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요트경기 개최장소’라는 점이다. 세계 각국에서 관람을 하러 올 것을 대비해 개발이 서둘러 진행되고 있다는 점과 무성한 소문은 맞물려 있다. 인천경제청에 따르면 왕산마리나는 아시안게임 요트경기 개최를 위해 약 300척 규모로 2013년까지 우선 개발할 계획으로 되어있다.

이 요트장은 아시안게임에 경기장으로 사용된 뒤, 이후 인천의 다양한 전시관광사업과 연계할 계획이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왕산 마리나 시설은 용유·무의 관광단지 개발 사업 일정과 별도로 대한항공이 우선 추진한다는데 의견 접근을 본 상태로 아시안게임 개최 전까지는 개발이 마무리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거기다 향후 3000척 이상 접안 할 수 있는 세계적 규모로 확대해 앵커시설(해당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거점 지원시설)로 개발할 방침이다. 왕산 마리나가 지정학적 위치와 천혜의 자연경관을 갖춘 용유·무의도 지역을 세계적으로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되면서 대한항공이 이곳을 방문한 관광객으로 인해 누릴 경제효과도 만만치 않다.

인천국제공항과 인천항을 아우르는 입지조건은 글로벌 시장을 무대로 한 최적의 입지 조건으로 특히 용유·무의 복합도시는 개발인천경제자유구역 영종지구 내 최대 프로젝트로 자리매김 될 것이다. 

                                                                                                          <자료: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지난 2008년 인천시는 항공 인프라 확보 차원에서 추진하던 ‘인천타이거항공 설립’추진을 중단하고 대한항공과 전략적 제휴를 맺기도 했다. 협약서에는 항공운송산업과 인천의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인천시와 대한항공이 인천국제공항 주변지역의 에어시티 개발 및 항공기 정비사업 등 항공관련 산업의 클러스터 조성을 위해 공동 노력하고 인천시를 세계적인 명품도시로 발전시키기 위해 2014 인천아시안게임 등 인천시가 추진하는 중요한 국제행사의 유치·성공적 개최에 협력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업무협약에 따라 대한항공은 인천시의 항공 인프라 확충을 위해 자회사인 진에어 본사를 인천으로 이전, 인천을 근거지로 기업 활동을 하고 인천시는 진에어가 인천지역에 본사를 둔 항공사로서 국내외 노선망을 갖추고 안정적으로 성장·발전할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지원키로 했다.

캐도캐도 끝이 없는 ‘노다지’?

정부의 동북아 허브인 인천국제공항 부각으로 환승·환적 운송 수혜도 예상하고 있다. 실제로 인천국제공항의 환승승객은 연평균 10.1% 성장, 환적화물은 5.1% 증가했다. 인천국제공항의 허브화 강화를 위해 ‘2011년 1월 제4차 공항개발 중장기 종합계획을 발표, 1조8000억원 규모의 금액을 인천공항 확장사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다양한 전시관광사업과 연계, 영종지구 내 무비자 입국 허용 등 환승·환적 수혜 
대한항공 “사업 참여와 관련해 협의 중, 1333억원 투자 지원금 언급한바 없어”

국토해양부는 금년도 환승객 목표를 570만명(전년대비 9% 증가), 환적화물을 126만톤(전년대비 8% 증가)으로 정하고, 정부·항공사·인천공항공사·기업의 전략적 협력을 기반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친다.

인천국제공항의 동북아 허브공항으로의 부각은 39개국 113개 도시를 운항 중인 대한항공에게 최대 수혜가 예상되고 있다. 사람과 물류를 끌어 모으는 허브공항은 그 위상 자체로 상당한 부가가치를 창출한다. 인천공항공사가 추산한 자료에 따르면 환승 승객 1인당 경제유발효과는 108만원에 달한다.

인천경제청은 1단계로 용유도~잠진도 구간은 기존 제방도로를 활용하는 조건으로 잠진도~무의도 구간에 연도교(무의교)를 설치하고 2단계로 용유교를 설치할 계획이다. 오는 4월 착공에 들어가는 영종과 무의도를 연결하는 연도교(2018년 말 완공예정)가 건설되면 수도권(서울·인천·경기 도심)~송도지구~인천대교~영종지구~인천국제공항~용유·무의지역 간 연계 교통체계가 구축돼 국제 비즈니스 도시를 목표로 추진 중인 용유·무의 레저복합도시 개발사업도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된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잠진도와 무의도의 연결은 육지부와의 접근성 개선으로 관광객이 크게 증가해 무의도 내 도로망 확충 및 지역개발이 이뤄져 지역발전을 염원해 온 주민들의 오랜 숙원을 해소해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거기다 인천경제청이 용유·무의도 등 영종지구에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 중에 있다. 인천경제청은 인천공항이 위치한 영종지구의 복합관광레저단지 개발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 영종지구의 획기적 개발을 위해 무비자입국 허용을 올해 최대 규제 개선과제 중 최우선 과제로 추진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에서는 제주도가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고 있으며 지난 2006년 7월1일 특별자치도 출범이후 무비자 입국 대상국가를 확대하면서 해외관광객도 크게 늘어났다. 이에 따라 인천경제청은 ‘경제자유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을 개정하는 방안을 지식경제부와 법무부, 국회 등 관계 기관에 요구했다. 경제자유구역 내 규제가 개선되려면 건의 단계에서 시행까지 보통 2~3년 정도 걸린다. 대한항공이 동북아 허브의 최대 수혜를 독식(?)할 날도 머지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것이다.

대한항공 “재공시 할 것”

한편, 지난 28일 대한항공은 소문만 무성한 왕산 마리나사업 투자 관련 조회공시 답변에서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사업 참여와 관련한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공시에 나온 그대로”라며 왕산 마리나 사업과 관련해 더 이상은 공식 입장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까지 사업 참여 여부 등 구체적인 사항이 결정되지 않았다”면서 “사업 참여 여부 등 구체적 사항이 확정되는 대로 재공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초 1333억원 지원 여부도 어디서 나온 얘긴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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