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박숙현 기자]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청와대에 평양에서의 3차 남북정상회담 초청장을 보낸 가운데 미국도 그동안의 강경한 태도에서 한 발 물러나 북한와의 대화에 나서겠다고 밝혀 주목된다. 또한 북한도 대화를 위해 추가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발사를 중단하겠다고 시사해 북미대화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남북정상회담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북미관계의 개선이 필수적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11일(현지시간)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사흘간의 방한 일정을 마치고 귀국하는 전용기 안에서 방한 기간 중 문재인 대통령과 두 차례 대화를 갖고 대북 정책에 (외교적 관여)를 위한 조건에 합의했다는 인터뷰 내용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펜스 부통령은 “최대 압박 전략과 (외교적) 관여를 동시에 구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요한 점은 동맹국들이 비핵화를 위한 의미있는 행보라고 믿을 만한 무언가를 그들(북한)이 실제로 할 때까지는 압박을 중단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라며 “따라서 최대압박 전략은 지속하고 강화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대화를 원하면 대화를 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명백한 조치를 보여주지 않는 한 대북 압박을 중단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지만 이 같은 발언은 북한의 완전한 양보를 얻어낸 후에야 대화에 나서겠다는 미국의 과거 전략에 변화가 생긴 것이라고 WP는 분석했다.
이 같은 변화의 배경도 주목된다. 펜스 부통령과의 만남에서 문 대통령은 북한에 단지 대화에 대한 경제적, 외교적 혜택을 얻지 못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고 전했고, 이에 펜스 부통령은 평창올림픽 이후에도 평양과의 외교적 해법을 지지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한편 대외적으로 북한을 대변해 온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12일 “지금은 미국이 시대착오적인 적대시 정책을 버리고 스스로 대화를 요구하도록 하기 위해 조선이 강력한 핵전쟁 억제력에 의해 담보된 평화공세를 펼치며 트럼프 행정부를 궁지에 몰아넣고 있는 시점”이기 때문에 “조선(북한)은 미국에 대화를 구걸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북한 역시 핵시험이나 탄도미사일 발사 등과 같은 도발을 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문은 “북남 대화와 관계개선의 흐름이 이어지는 기간 북측이 핵시험이나 탄도로켓 시험발사를 단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보는 것은 논리적으로나 현실적으로나 타당성이 있다"고 전했다.
매체는 트럼프 행정부 역시 국면전환을 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미남(한미) 합동군사연습을 강행행해 북남의 관계개선 노력을 파탄시켜도 조선(북한)의 다발적, 연발적 핵무력 강화 조치의 재개를 촉구할 뿐이라면 트럼프 행정부로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정세 완화의 흐름에 합세하는 것만이 미국의 체면을 지키면서 국면전환을 이루는 유일한 방도”라는 분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