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文대통령 평양에 빨리 와달라"... 김여정은 "통일 새장 주역 되시길"(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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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文대통령 평양에 빨리 와달라"... 김여정은 "통일 새장 주역 되시길"(종합)
  • 윤슬기 기자
  • 승인 2018.02.10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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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인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친서를 들고 10일 청와대를 예방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윤슬기 기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10일 청와대를 특사 자격으로 예방한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입을 빌려 문재인 대통령에게 방북해 달라고 초청하며 조기에 만나고 싶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여건을 만들어 성사시키자”며 북미 대화에 적극 나서 줄 것을 김 위원장에게 요청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 브리핑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이날 김 제1부부장을 통해 초청 의사를 구두로 전달하며 친서도 함께 전했다. 친서에는 “문 대통령을 이른 시일 안에 만날 용의가 있다. 편한 시간에 북한을 방문해줄 것을 요청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앞으로 여건을 만들어 성사시켜나가자”고 답했다. 이와 관련, 지난 1월 신년기자회견에서 문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북핵 문제와 관련해 일정한 성과가 담보돼야 만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감안하면 이날 답변에는 김 위원장이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나서야 한다는 의미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결국 김 위원장이 남북 관계의 급진전을 주도하고, 문 대통령은 북미 관계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 상황에서 남북만 앞서나가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는 모습이다.

이 같은 모습은 김 제1부부장 등과의 오찬에서도 나타났다. 김 제1부부장은 “이른 시일 내에 평양에서 뵀으면 좋겠다. 문 대통령께서 통일의 새 장을 여는 주역이 되셔서 후세에 길이 남을 자취를 세우시길 바란다”며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만나 많은 문제에 대해 의사를 교환하면 어제가 옛날인 것처럼 빠르게 북남관계가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예방에 함께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도 “불과 40여일 전만 해도 이렇게 격동적이고 감동적인 분위기가 되리라고 누구도 생각조차 못 했는데 개막식 때 북남이 함께 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는 역시 한 핏줄이라는 기쁨을 느꼈다”며 “올해가 북남관계 개선의 획기적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서도 북미 간에 조기 대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미국과의 대화에 북한이 더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말했다. 전날 평창올림픽 사전 리셉션과 개회식에서 미국 대표단을 이끈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이 의도적으로 북측 인사를 피한 것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또 문 대통령은 건배사에서 “오늘 이 자리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남북에 거는 기대가 크다. 어깨가 무겁고, 뜻깊은 자리가 됐으면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친서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장’이라는 직함을 사용했고, 김 제1부부장은 그 특사 자격으로 방남했다. 김 상임위원장이 명목상 국가수반 자격으로 대표단을 이끌고 방남한 것까지 고려하면, 김 제1부부장은 당이 아닌 북한이라는 국가의 특사 자격으로 온 셈이다.

이와 관련, 북한은 2016년 6월 열린 최고인민회의에서 개헌을 통해 국무위원회를 ‘국가주권의 최고정책적 지도기관’으로, 국무위원장을 ‘공화국의 최고영도자’라고 규정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종전 국방위 제1위원장이었던 김 위원장은 이후 국무위원장으로 국가직책을 변경했다. 국무위원장은 국가 전반의 사업 지도, 국가의 중요 간부 임명과 해임, 국가 비상사태와 전시상태 및 동원령 선포, 다른 나라와의 중요 조약 비준 또는 폐기 등 막강한 권한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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