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엄기영에 집중 포화 “신의 저버린 ‘황당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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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엄기영에 집중 포화 “신의 저버린 ‘황당변신’”
  • 변주리 기자
  • 승인 2011.03.02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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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민주당이 4·27 강원도지사 재보궐선거 출마를 위해 한나라당에 입당한 엄기영 전 MBC 사장에게 집중 포화를 쏟아부었다. 자신들의 영입 제안을 뿌리치고 한나라당으로 발길을 돌린 엄 전 사장에게 배신감을 토로하는 동시에 강원지사 선거에서 최대 경쟁자인 그에 대해 견제구를 날린 것.

정세균 최고위원은 2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언론악법 투쟁할 때 우리는 엄 전 사장을 동지라고 생각했다”며 “세상이 바뀐 것도 아니고 언론악법을 밀어붙이던 사람들이 그 자리에 그대로 있는데 어떻게 이게 가능한 일인가 싶다”고 비판했다.

정 최고위원은 “지난해 6·2지방선거와 7·28 재보궐선거 때 조심스럽게 그분에게 출마를 권유했지만 훌륭한 언론인으로 남겠다는 소신을 존중하는 게 옳다고 생각했다”며 “그런데 그런 엄 전 사장이 한나라당 소속으로 출마를 한다고 하니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인가”라고 말했다.

이어 정 최고위원은 “1년 전과 지금이 왜 이렇게 다른가에 대해서 국민 앞에 분명히 말씀을 드리고 출마를 하시든지 지사를 도전하시든지 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민주당 김현 부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강원도민은 ‘말 따로 행동 따로’의 엄 전 사장의 염치없는 행위를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부대변인은 “수차례에 걸쳐 정치를 하지 않겠다더니 지난 6·2지방선거에서는 한나라당 후보를 지원하고 다녔고, 방송 출연 시 한나라당의 상징색인 파란 점퍼를 입고 출연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며 “신의를 저버린 ‘황당변신’”이리고 말했다.

김 부대변인은 또 엄 전 지사가 “그동안 강원도의 목소리는 중앙정부와 국회에 제대로 전달되지 못했고, 강원도에 사람이 있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 주겠다”며 한나라당 입당 이유를 밝힌 것과 관련해 “말장난으로 자신의 변절을 포장하려 하지 말라”고 지적했다.

김 부대변인은 “이광재 도지사를 빼고는 그동안의 강원도 도지사 모두 한나라당 출신이었다”며 “이를 모르고 한 소리는 아닐 테지만 살아있는 권력에 충성 맹세를 하는 것도 정도껏 해주기 바란다”고 꼬집었다.

이춘석 대변인 역시 이날 오후 브리핑을 통해 “엄 전 사장의 한나라당 입당은 ‘쥐구멍에도 볕들 날이 있다’는 속담을 믿고, 제 발로 쥐구멍을 찾아들어가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며 “엄 전 사장은 한나라당의 방송장악 음모와 언론악법을 날치기한 행위에 면죄부를 주자는 것인지 분명하게 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부대변인은 이어 “한나라당 역시 PD수첩 등을 방영해 좌익 언론인으로 지목해 쫓아냈던 엄 전 사장이, 왜 한나라당을 대표해 강원도를 구할 인재인지 답해야 한다”며 “질문에 답을 하지 못한다면 엄 전 사장과 한나라당은 쓰면 뱉고 달면 삼키는, 최소한의 원칙과 도덕성도 갖추지 못한 정당과 후보라는 점을 스스로 인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노동당도 “엄 전 사장의 한나라당 입당과 출마는 한마디로 배신행위의 전형”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더했다.

민노당 우위영 대변인은 “국민들은 사장직에서 물러나던 엄 전 사장이 MBC 노동조합에게 ‘MBC의 공정성을 지켜달라’고 말했던 것을 분명히 기억하고 있다”며 “공정방송을 운운하며 정부와 맞섰던 것은 한나라당 입당 과정에서 몸값을 높이기 위한 쇼였단 말이냐”고 꼬집었다.

우 대변인은 “우리 국민은 일신의 영달을 위해 하룻밤 만에 얼굴을 바꾸는 이런 식의 행동을 가장 혐오한다”며 “그 무슨 달콤한 지역 발전 공약을 들고 나온다고 해도 이명박-한나라당 정권과 한 몸이 된 엄 전 사장을 강원도민이 심판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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