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건설, 대우건설 인수에 양사 임직원 ‘기대·우려’ 희비 교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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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반건설, 대우건설 인수에 양사 임직원 ‘기대·우려’ 희비 교차
  • 김보배 기자
  • 승인 2018.01.31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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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 사업부문 겹쳐 조직개편 및 인력 구조조정 우려
호반, “대우 기술력+호반 자금력, 시너지 창출 기대”
김상열 호반그룹 회장. 사진=호반건설 제공

[매일일보 김보배 기자] 건설업계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초대형 몸집을 자랑하는 대우건설[047040] 우선협상대상자에 호반건설이 최종 선정됨에 따라 양사의 희비가 갈리고 있다. 

대우건설은 호반건설과 상당수 겹치는 주택사업 부문을 중심으로 한 구조조정 등을 우려하며 우울한 모습인 반면, 호반건설은 향후 시너지 창출을 기대하며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다.

31일 KDB산업은행은 이사회에서 호반건설을 대우건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산은은 이번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대해 “지난 2016년 10월 제시한 ‘산은 혁신안’의 ‘시장가 매각·신속매각 원칙’에 따른 주요 비금융자회사 매각을 활성화하는 계기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산은은 호반건설에 전체 매각 대상인 대우건설 지분 50.75% 중 40%만 우선 인수하고 나머지 10.75%는 2년 후 인수하는 ‘풋옵션’을 부여키로 했다. 주당 인수 가격은 7700원이다.

호반건설은 대우건설을 품어 시공능력평가 순위에서 단숨에 ‘톱3’ 대형사로 발돋움하게 된다. 호반건설의 지난해 시공능력 평가액은 2조4521억원으로 13위다. 대우건설의 시공능력 평가액은 8조3012억원이다. 인수가 완료되면 호반건설은 삼성물산[028260](16조5885억원)과 현대건설[000720](13조7106억원)에 이어 시공능력 평가액 ‘10조 클럽’에 들게 된다.

호반건설은 공공택지에서 주택을 주로 공급했다면 대우건설은 주택사업뿐만 아니라 플랜트와 토목, 건축 등 해외에서도 강점을 가진 건설사여서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같은 주택부문이라도 호반건설의 ‘베르디움’과 대우건설의 ‘푸르지오’, ‘푸르지오 써밋’ 브랜드의 위상 차이가 있는 만큼 주택시장에서 차별화 전략을 구사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인수대금을 마련하기 위해 호반건설이 다소의 차입을 일으키더라도 현재 재무상태를 고려하면 큰 부담은 아니다”며 “호반건설이 대우건설과 시너지를 통해 규모가 큰 도시개발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고 말했다.

외부에서는 호반건설이 대우건설을 인수한 뒤에도 독자적 운영을 보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해외경험이 전무한 호반건설이 대우건설의 해외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수주고를 끌어올리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푸르지오 브랜드를 포기하기도 힘들 것이어서 독립적인 자회사로 운영할 가능성이 커보인다”고 예상했다.

외부의 기대와는 달리 대우건설 내부 분위기는 침체돼있다. 국내 주택부문 사업이 겹쳐 인수 이후 조직개편이 불가피하고, 양사 임금 격차도 크다는 점에서 반발심리가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건설 직원 A씨는 “그렇지 않아도 수년째 임금 상승률이 낮았는데 호반건설이 회사를 인수해서 호반건설과 대우건설 연봉 격차를 좁히다보면 지금보다 임금이 오히려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우건설 직원 B씨도 “대다수 직원들이 중견건설사인 호반건설에 인수된다는 것을 반기지 않고 있다”며 “조직개편 과정에서 인력구조조정도 있을 텐데 그 전에 다른 직장을 알아봐야 하는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호반건설은 정밀실사를 거쳐 인수를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 등 최종 인수까지 수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판단, 향후 경영구도 등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지만 긍정적인 분위기가 역력하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대우건설의 기술력과 우수한 인적자원에 대해 높이 인정하고 있다”면서 “호반의 풍부한 자금력과 신속한 의사결정을 하는 기업문화가 조화를 이루면 대우건설이 앞으로 글로벌 시장의 선도주자로 거듭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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