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북핵 아주 곧 본토 위협…최고수준 압박"
상태바
트럼프 "북핵 아주 곧 본토 위협…최고수준 압박"
  • 박동준 기자
  • 승인 2018.01.31 14: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북 선제 타격 발언 없고 절제된 표현으로 북 인권상황 부각
31일 오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새해 국정연설 방송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박동준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각) 취임 첫 연두교서에서 "북한의 핵미사일이 미국 본토를 '아주 곧'(very soon) 위협할 수 있다. 이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최고 수준의 압박 정책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북핵이 실질적인 위협으로 임박했음을 강조하고 "지난 경험은 우리에게 안주와 양보로는 단지 침략과 도발을 불러들일 뿐이라는 것을 가르쳐줬다. 나는 우리를 위험한 상황으로 몰아넣었던 과거 행정부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임 오바마 정부의 '전략적 인내'에 대한 비판이자 북한에 대한 경고로 해석된다.

이는 또한 '수개월내 북한이 미 본토를 핵미사일로 타격할 수 있는 완전한 능력을 갖출 것'이라는 미 중앙정보부(CIA)의 인식과 일치하는 발언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는 미 행정부와 정계 내 대북 매파가 말하는 대북 선제타격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신 "미국과 우리의 동맹에 가할 수 있는 핵 위협의 성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북한 정권의 타락한 성격만 봐도 된다"고 말하고는, 북한에 억류됐다 풀려난 직후 사망한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와 탈북자 지성호 사례를 들면서 "그 어떤 정권도 잔인한 북한 독재자만큼 시민들을 완전히 그리고 잔인하게 억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연설에 초대된 웜비어의 부모를 가리키며 "당신들이 우리의 세상을 위협하는 위험한 존재에 대한 강력한 증인들"이라고 했다. 또 함께 초대된 지씨에게도 “그의 이야기가 자유 속에서 살고자 하는 모든 인간 영혼의 열망을 증언한다"고 했다.

이날 총 1시간반가량의 연설 중 북한 관련 발언은 7분가량으로 북한에 대한 거친 언사나 공격 위협 발언을 삼가는 한편 북한의 인권 문제를 부각시키는 방식이었다. 지난해 우리 국회에서 가진 연설과 흡사했다는 평가다. 이는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현재 남북대화가 진행 중인 점을 감안, 우리 정부를 배려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연두교서는 예산교서·경제교서와 함께 미국의 정치 3대 교서로 꼽힌다. 매년 1월 하순 또는 2월 초 대통령이 국내외 현황에 대해 설명하며 때에 따라 의회에 입법 권고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2년차를 맞아 이날 하원 의사당에서 상·하원 합동의회 형식의 첫 국정연설을 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