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 2시간전 미국 동의 받고 남북공동훈련단 전세기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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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 2시간전 미국 동의 받고 남북공동훈련단 전세기 출발
  • 박동준 기자
  • 승인 2018.01.31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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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기 미국 대북제재 대상서 제외키로
북한 마식령스키장에서의 남북 스키선수 공동훈련에 참가하는 방북단을 태운 아시아나항공 전세기가 31일 오전 북한 갈마비행장을 향해 양양국제공항에서 이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박동준 기자] 아시아나항공 전세기가 남북 공동훈련에 참가하는 우리 스키 선수단 일행을 태우고 31일 오전 10시 양양국제공항을 떠났다. 전세기를 대북 제재 대상에서 제외해 달라는 우리측 요청에 미국측은 출발 두 시간 전에야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전해올 정도로 북한 마식령스키장에서의 공동훈련 행사는 막판까지 진통을 겪었다. 북한에 대한 제재를 절대 굽힐 수 없다는 미국의 강력한 의지를 재확인한 사건이어서 향후 남북대화가 북미대화로 이어지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또한 북한에 대한 한미간 입장차도 확인된 사건이었다.

통일부는 남측 방북단이 이날 오전 10시40분께 전세기를 통해 북한 갈마비행장으로 향했다고 밝혔다. 우리 선수단 일행은 이주태 통일부 국장을 단장으로 취재단까지 포함해 총 45명으로 이날 오전 11시54분께 갈마비행장에 도착, 자동차로 45분 거리인 마식령스키장으로 이동했다. 합동훈련은 이날부터 다음날 선수들이 복귀하기까지 이틀 일정으로 진행된다.

당초 남북은 지난 23일 남측 선발대가 방북해 마식령스키장 등의 시설을 점검하는 과정에서 31일부터 1박 2일 동안 공동훈련을 하기로 확정했다. 세부 일정도 첫날은 자유스키, 다음날은 알파인과 크로스컨트리 스키 공동훈련 등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종목 중심으로 훈련하기로 정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지난주에 우리 선발대가 북측에 갔었고 남북간 협의는 완료된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세기 방북 관련 제재 논란으로 미국과의 조율이 늦어져 공식 발표가 미뤄졌다. 미국과의 조율은 출발 당일아침까지 계속돼 출발 직전 두 시간 전에서야 미국측에서 제재대상에서 제외한다는 연락이 왔다.  

미국은 지난해 9월 북한에 착륙한 항공기는 180일 내로 자국에 들어올 수 없게 하는 독자제재를 발표했다. 규정에 따르면 우리 측 방북단이 전세기로 이용한 아시아나항공의 A321 항공기는 향후 180일간 미국에 취항할 수 없다. 또한 개별 항공기뿐만 아니라 해당 항공사의 대외 이미지에 타격이 될 수 있고 한미공조에도 균열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 때문에 시간이 걸리더라도 한미간 사전 조율이 필수였다는 관측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한미 조율을 통해 대북 전세기 운항이 미국 대북 제재 위반이 되지 않도록 하는 미국 측의 승인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미국과의 조율 과정이 길어진데 대해 일각에서는 마식령스키장이 대북제재 결의에 위배되는 사치품들이 다수 반입된 것으로 알려진데다 대북 압북 수위를 높여가는 과정에서 독자제재에 예외 규정을 적용하는 미 행정부의 부담감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공동훈련 종료 이후 대표단은 갈마비행장에서 양양공항으로 항공편을 이용해 돌아온다. 이때 북측 대표단도 동승해 함께 온다. 다만 남한으로 오는 북측 대표단 규모는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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