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에 "확실히 뭔가 보여주고 싶다"는 현송월
상태바
南에 "확실히 뭔가 보여주고 싶다"는 현송월
  • 박동준 기자
  • 승인 2018.01.30 14: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릉아트센터 규모 실망해 더 큰 곳 없냐고 반문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을 비롯한 북한 예술단 점검단이 22일 밤 방남 일정을 마친 뒤 경기도 파주 남북출입사무소를 통해 북으로 돌아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박동준 기자]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이 북측 예술단의 방남 공연장을 물색하고 점검하는 과정에서 "남측에 확실히 뭔가를 보여주고 싶다"며 대규모의 관람객이 입장할 수 있는 무대를 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측의 공연 의도와 관련해 주목되는 대목이다.

당시 실무접촉 대표단에 포함됐던 정치용 코리안심포오케스트라 예술감독은 30일 열린 예술감독 취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우리 측에서 강릉아트센터를 제의했을 때 현 단장은 '남측에 확실히 뭔가를 보여줄 만한 공간이 더 없겠느냐'고 반문했다"고 전했다. 강릉아트센터는 900여석 규모로 부족하다는 의미다. 현 단장은 "수백 석 가지고 뭘 하느냐"고 말했다는 것.

정 감독은 "우리 측에서 그래도 강릉 지역에서는 강릉아트센터가 가장 좋은 시스템을 지녔다고 적극 권장했고 나중에는 북측에서도 호의적으로 받아들였다. 대신 서울에서는 북측이 (공연을) 제대로 잘 보여줄 수 있는 곳을 원해 애초 우리 측이 생각했던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등의 공연장 대신 국립극장이나 체육관 등이 논의됐다"고 말했다.

정 감독은 현 단장이 객석 규모를 포함해 무대도 큰 곳을 원했다고 말했다. 그는 "북측에서 원하는 무대 모습을 사진으로 보여줬는데 예상보다 훨씬 컸다. 오케스트라 80명 정도가 뒤편에서 연주하고 앞쪽에서 50~60명 정도가 노래나 춤을 펼치는 형식이었다"며 "(북측 예술단 공연장소로 선택된) 국립극장이나 강릉아트센터는 종합 장르를 위한 극장이라 무대 앞·뒤쪽으로 공간을 더 활용할 수 있다는 점 등이 고려됐다"고 했다.

북측이 원한 마이크나 스피커 등 공연 설비도 가장 좋은 편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남북 오케스트라 합동 연주 등에 대한 논의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고 정 감독은 말했다. 그는 "남북이 전후반으로 나눠서 공연하는 형식 등을 준비하고 갔지만, 이번 회의가 북측 공연단을 남측에 초청하는 형식이다 보니까 (합동 연주) 등에 대해 논의를 더 진행할 수 있는 성격이 아니었다"고 했다. 

정 감독은 북한이 전날 금강산 남북합동문화행사를 일방적으로 취소한 것과 관련해서는 "북측 수석대표인 권혁봉 문화성 예술공연운영국 국장이 '이번 기회를 통해 남북의 예술 교류가 활성화되는 계기가 마련되길 바란다'는 취지로 말해 미래 가능성에 대해 희망을 품었다"며 "하지만 어제 일을 보니 별로 희망적이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