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박수진 기자] 내일부터 시행되는 새로운 총부채상환비율(DTI) 효과를 두고 시장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유도할 수 있을 것이란 입장과 함께 일각에선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예고된 신(新)DTI가 오는 31일부터 본격 적용된다. 신DTI는 기존 주택담보대출의 원금을 부채에 추가해 기존과 신규 주택담보대출의 원리금을 모두 부채로 계산한다. 대출자가 받을 수 있는 전체 대출 한도 자체가 대폭 축소되는 것이다.
그동안은 신규 주택담보대출 원리금과 기존 주택담보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 이자를 더해 연간 소득으로 나눴다. 하지만 앞으로는 기존 주택담보대출의 원금까지 부채로 보기 때문에 대출 가능액이 확 줄어든다. 주택담보대출을 한 건 받으면 DTI가 평균 30%가 넘기 때문에 주택담보대출이 2건 이상이면 추가대출을 받기는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예컨대 실제 대출 2억원이 있는 연봉 6000만원인 사람이 투기 지역에 또 집을 사려면 현재는 1억8000만원까지 더 대출받을 수 있었지만 이제는 5500만원만 가능하다. 여기에 주택담보대출은 만기도 15년까지만 적용된다. 만기가 짧아지면 매월 갚을 돈도 늘어나 DTI 비율상 추가 대출을 받을 여력은 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처럼 정부가 ‘빚 내서 집 사자’는 분위기를 불식시키기 위해 해당 정책을 통한 부동산 시장 안정화 유도에 나섰지만 정작 부동산 업계는 신DTI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말부터 신DTI 적용이 예고되면서 이에 해당하는 수요자들이 대출한도 축소에 대해 인지하고 있고 규제이후에도 집값은 계속 오르고 있어 정책보다는 시장을 더 믿겠다는 분위기가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동산 한 관계자는 “결국 오를 곳은 오른다는 생각이 깔려 있다 보니 기준금리가 더 오르기 전에 지금이라도 사야 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에 오히려 문의가 많다”고 말했다.
하지만 또 다른 일각에서는 다주택자들의 경우 대출 가능 금액이 줄어드는 만큼 주택 구매 자금 마련에 어려워지는 만큼 거래율이 둔화될 수밖에 없다는 눈초리다. 특히 이런 현상은 신규 분양시장 쪽에서 드러날 것이란 시각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신DTI가 대출을 억제하는 만큼 신규 분양시장이 다소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여기에 하반기 DSR까지 시행될 경우 대출 문턱이 높아져 대출을 통해 집을 여러채 구매하고 이를 통해 차익을 얻으려는 이들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