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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막상 닥치니 앞이 캄캄...대책이 먼저 나왔어야"가산동 아울렛, 신림 상가...최저임금 오른 현장을 가다
신림동 상가 일대에 '일자리 안정자금 신청' 홍보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박숙현 기자

[매일일보 박숙현 기자] "최저임금이 오르긴 올라야 해요. 그런데 막상 나한테 닥치니 앞이 캄캄합니다."

지난 주말 서울 가산동 대형 아울렛에서 만난 위탁매장 매니저 홍모씨(여, 48)는 1월분 월급날이 곧 다가온다며 이같이 말했다. 홍씨는 매출액에 따른 일정 비율의 수수료를 받아 자신이 고용한 직원과 알바생들에게 급여를 주고, 나머지를 매장 운영비와 자신의 소득으로 사용한다.

그녀는 "본사 직영이 아닌 이상은 매니저들이 수수료 안에서 인건비를 지불해요. 지금 이곳 아울렛에 본사 직영은 지금 거의 없어요. 전체의 2~3% 될까 말까 해요. 본사에서 받는 수수료는 매장마다 다른데 월매출액의 12%부터 16%, 많으면 20%대 받는다고 보면 돼요. 매출액의 20%정도 되는 수수료로 직원들 월급이랑 알바비랑 매장 운영하는 운영비, 창고를 쓰고 있으면 창고 보관료가 나간다든지 다 포함하는 거에요. 현실이 그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저임금이 올랐어도) 본사에서는 수수료 안 올려주죠"라고 했다.

의류매장에 1월은 비수기다. 게다가 정부는 골목상권 살리기를 위해 복합쇼핑몰 월2회 휴무 정책을 추진중이다. 그녀는 이로 인해 매출이 더욱 떨어질까 걱정하고 있다. 현재 20%에 못 미치는 수수료를 받는 그녀는 비수기에 300만~400만원의 돈으로 운영비며 급여 등을 해결해야 한다. 

정부가 준다는 일자리안정자금 신청은 생각도 하지 않고 있다. 신청하려면 사회보험에 가입해야 하는데 자신부터 가입돼 있지 않다. 위탁매장 매니저는 사업자인지 근로자인지도 확실치 않은 애매한 위치에 있다. 그녀는 "정부 지원의 사각지대"라고 했다. 결국 자구책으로 인건비를 줄이는 도리밖에 없다. 그렇지 않으면 자신의 소득조차 챙길 수 없다. 그녀는 "아울렛 매니저들끼리 요새 그 문제를 의논하고 있다"고 했다.

매니저들이 생각하는 해법은 알바생들의 근무시간을 줄이는 방안이다. 아울렛이 매장당 최소근무인원을 정한 까닭에 수를 줄일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녀는 "예전 근무 시간이 9시간 정도였으면 요새는 6~7시간 시간을 좀 단축해서 하는 방법도 지금 알바 두 사람과 의논하고 있다"고 했다. 그녀는 백화점도 아울렛과 사정이 비슷하지만 인원 규정이 더 까다로워 어려움이 클 것이라고 했다.

매니저에게 고용된 직원들에게 듣는 사정은 더 나빴다. 다른 매장에서 일하는 40대의 직원은 "나도 자식이 있어 젊은 아이들이 있으면 자주 물어보는데 최저임금도 못 받는 알바생들이 꽤 있고 시간도 줄이고 하는 것 같더라. 요즘 취업이 하도 안 돼 단기 알바 형식으로 일하는 젊은이들이 있는데 지방에서 올라온 아이들은 방세랑 관리비 내느라 힘들어 하더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 같은 목소리를 듣는 동시에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보완대책을 설명하기 위해 현장을 찾고 있다. 이곳 아울렛 매장들이 밀집한 가산동은 정부 부처 장관들이나 청와대 참모들이 아직 찾지 않았다. 이들이 방문한 곳의 현장 목소리는 다를까 싶어 신림동 7번가를 찾았다. 최근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다녀간 곳이다.

이곳에서 30평대 규모의 중소 마트를 운영하는 아주머니는 아울렛 매니저와 마찬가지로 최저임금이 올라야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정부가 일의 순서를 바꾸어 하는 통에 현장이 어렵다고 했다. 그녀는 "최저임금 올리는 건 맞는데 다른 걸 다(카드 수수료·임대료 인하 등) 해놓고 해야지, 그걸 먼저 했기 때문에 지금 일자리를 잃은 사람이 많아요. 또 알바생들은 4대보험에 들라고 해도 원하지 않아요. 젊은 친구들은 부모님 직장 가입자 피부양자로 돼 있어 중복이고, 보험 가입하면 받는 돈이 줄어드니까 (하고 싶지 않은 거지요)"라고 했다.

근로자가 최저임금 적용으로 월 157만원을 받을 경우 고용보험과 국민연금, 건강보험에 가입하면서 납부해야 하는 부담액은 13만3750원인데 이 중 정부가 9만270원을 대신 내주더라도 당장 3만원이 넘는 돈이 아르바이트 비용에서 나가 가입을 꺼린다는 것이다.

그녀는 정부가 내놓은 카드수수료 인하 정책에 대해서도 아쉬워했다. "식당 같은 경우는 매출액의 50%가 순익인데 반해 우리 같은 마트는 손익이 10% 정도거든요. 그런데 여기서 카드수수료를 내면 우리 같이 중간 규모의 상점들은 매출액이 높아도 실제 들어오는 돈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그녀는 "매출액 기준으로 인하 구간을 정하고 있는데 그야말로 탁상행정이에요. 실제 수익을 보고 업종별로 세분화해야 한다고 생각해요"라고 했다.

박숙현 기자  unon@m-i.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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