外人의 ‘변심’…올 들어 삼성전자 버리고 원자재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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外人의 ‘변심’…올 들어 삼성전자 버리고 원자재 택했다
  • 홍석경 기자
  • 승인 2018.01.17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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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원화강세 우려 불구 원자재 관련 화학·철강금속株 등 집중 매수세
삼성전자 사옥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지난해 삼성전자 등 전기전자 업종에 대해 적극적인 매수세를 보였던 외국인이 올 들어 태세 전환에 나서면서 대규모 IT주에 대한 대규모 순매도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원화강세에도 불구하고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실적 개선세가 부각되면서 화학과 제조 등에 대한 외국인 자금이 몰리고 있다.

17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 따르면 올 들어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외국인은 철강금속과 화학에 각각 3685억원, 3048억원을 쏟아부었다. 운수장비업에도 한 달도 채 안돼 2962억원을 사들였다. 이는 지난해와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외국은 금융업에 대해서도 8273억원 어치의 순매수세를 보이며 기대를 키우고 있다.

이는 지난해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그간 코스피 상승을 이끌었던 전기전자 업종에 대해 9721억원의 매도공세를 퍼부으며 투자심리에 변화를 보였다. 실제 코스피 대표 IT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지난해 말 이후 상승세가 한 풀 꺽인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2일 280만원을 돌파한 이후 꾸준히 하락하면서 현재 250만원 아래를 소폭 밑돌고 있다. 지난 12일에는 230만원선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올 들어서도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 매도공세는 거세다. 연초이후 현재까지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 순매도 금액은 무려 6234억원에 달한다.

상황은 SK하이닉스도 마찬가지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SK하이닉스에 대해 397억원의 매도공세를 퍼부으며 주가 상승에 제동을 걸고 있다. 외국인의 변심은 올 들어 반도체 업황이 둔화기에 접어들면서 추가 상승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이 투심을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반면 외국인은 연초이후 철강금속과 화학, 운수장비, 기계와 같은 소재, 산업재 업종에 자금을 이동하고 있다. 원화강세 국면에 따른 수출 경쟁력 하락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경기개선 지속과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특히 달러 약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며 원자재 가격은 더욱 상승압박을 받고 있다. 지난 12일 기준으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5거래일 연속 상승하면서 배럴당 64달러를 웃돌았고 이는 지난 2014년 12월 이후 최고치이다. 이에 따라 구리와 알루미늄, 아연 등 금속류는 1년 전에 비해 20% 이상 상승했다.

우호적인 시장 환경 개선에 힘입어 외국인도 관련종목으로 자금을 이동하는 모습이다. 연초이후 외국인은 LG화학과 롯데케미칼에는 각각 1502억원, 783억원의 자금을 쏟았고 POSCO에는 무려 3565억원을 쏟아 부었다. 이 밖에 SK이노베이션(422억원)과 고려아연(307억원), 두산인프라코어(373억원) 등도 외국인 선호종목에 편입됐다. 같은 기간 삼성엔지니어링과 삼성중공업에 대해서도 각각 746억원, 414억원의 순매수세를 보이며 관심을 키우고 있다.

특히 대우건설에 대한 외국인 순매수세가 눈에 띈다. 외국인은 연초이후 대우건설에 대해 1000억원이 넘는 돈을 투자했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영업이익 779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그간 부진에서 벗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외국인 순매수 상위 10종목 중 금융업도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외국인은 신한지주에 대해 2178억원의 순매수세를 보였고 기업은행에도 684억원 어치의 주식을 사들였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IT업종에 대한 추가적인 상승 기대가 꺽인 가운데 섹터로테이션에 대한 고민과 관심이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김예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은 주도 업종이었던 IT에 대한 추가적인 상승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섹터 로테이션 시기에 대해 고민하던 가운데 원자재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며 가격 상승이 지속되면서 관련 업종에 대한 관심이 급속도로 커진 모습이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달러 약세가 지속되면서 원화 강세로 수출주 실적에 대한 우려가 반영됐지만 실질실효환율의 경우 원화 강세가 수출주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아직은 약하다”며 “외국인의 최근 움직임을 보면 IT 업종은 차익실현 매물을 적극적으로 쏟아붓고 있지만 원자재 가격의 상승과 관련이 깊은 소재, 산업재 등에 대해서는 매수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따라서 철강금속, 에너지, 화학, 기계 등의 업종에 대한 관심을 확대할 시기”라고 조언했다.

다만 현재 강세를 보이고 있는 원자재 가격 상승지속에 대한 신중론도 적지 않다. 박석중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원자재 가격 상승은 반가운 변화이나 추세적 확신은 여전히 부족하다”며 “최근 주요국 경기나 제조업 지표 회복세는 가격 상승을 정당화하기 부족하지 않으나 BDI, CCFI 등 물동량 지표는 하락세로 전환해 우려감을 키웠다. 여기에 달러와 금리, 유가 방향을 둔 갑론을박도 여전하다”고 설명했다.

서태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최근 유가가 상승세를 지속하면서 배럴당 64달러를 상회했다”며 “표면적으로는 공급 차질 가능성과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되었기 때문인데 당분간 유가는 양호한 흐름을 보이겠지만 여전히 고유가로의 회귀를 논하기에는 이른 시점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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