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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열풍] 가닥 못잡는 정부, 혼란 부추긴다거래소 폐지 놓고 부처간 ‘엇박자’...청와대 ‘여론눈치보기’ 지적
실명시스템 사실상 ‘시한부’ 도입...전문가 “전면폐지 말고 양성화해야”
14일 오전 서울 중구의 한 가상화폐거래소 전광판에 비트코인,이더리움 등 가상화폐 시세가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송정훈 기자] 가격 폭등락, 신종사기, 해킹 우려 등 가상화폐 시장의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지만 정부가 규제 방향을 못잡아 혼란만 부추겼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일단 실명시스템을 이달말까지 도입키로 하면서 투자의 숨통을 터줬지만 거래소 폐지냐 유지냐 등 명확한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청와대를 비롯한 부처간 가상화폐를 보는 시각이 엇갈린 탓이다. 또한 가상화폐 투자열풍에 대한 파장을 막을 준비도 미흡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는 가상화폐 투자와 관련한 실명시스템을 예정대로 이달 말까지 도입하기로 했다. 한 은행에 계좌를 둔 거래소를 통해 가상화폐를 매매하려면 투자자도 같은 은행에 국적, 나이, 실제 이름이 확인된 계좌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가상계좌의 실명 전환이 은행 지급결제 시스템을 통한 가상화폐 거래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기존 투자자에 대한 ‘최소한의 보호’를 위해 가상계좌를 통한 투자금을 실명시스템으로 옮겨주지만 이 시스템은 시한부일 가능성이 크다. 앞으로 은행이 거래소와의 계좌 계약기간이 만료되면 연장 여부를 자율적으로 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금융위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과 금융감독원은 은행들에 대핸=해 특별검사를 진행 이며 그 결과에 따라 강도 높은 자금세탁 방지 가이드라인을 제정할 방침이다. 이에 은행들이 정부 규제 등 부담을 무릅쓰고 거래소 계좌를 유지할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이같이 계좌 유지를 은행 자율에 맡기는 식으로 정부가 빠져나가는 것은 가상화폐를 두고 부처간 이견이 크기 때문이다.

우선 범정부 가상화폐 규제 태스크포스(TF)의 주무부처인 법무부는 초강경 입장이다. 법무부는 가상화폐 거래를 투기성 강한 도박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거래소 폐쇄는 물론 수수료 등 수익은 몰수·추징하고 개설자를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는 내용을 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도 가상화폐 거래를 신규 투자자의 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수익을 지급하는 돌려막기식 사기로 보고 있다. 다만 가상화폐 시장 자체를 부인하진 않는다. 유사수신 등 불법행위를 막고 금융소비자 보호, 자금세탁 방지 등을 전제로 일부 거래소의 영업을 허용하자는 쪽이다.

반면 재정당국인 기획재정부는 투기과열을 막기 위한 가상화폐 과세를 검토중이지만 혁신성장의 가능성은 내다보고 있다.

청와대는 여론 눈치보기에 바쁘다. 법무부의 거래소 폐쇄 의견에 대해 조율되지 않았다며 긴급진화한 이후 별다른 대응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범정부 TF에서 부처 간 합의가 이뤄질 때까지 일단 상황을 지켜본다는 것이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주요 기술 중 하나인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플랫폼에서 거래되는 비트코인은 미래성장을 주도할 핵심기술이 될 것”이라며 “가상화폐 거래를 양성화하고 안정화하는 방안이 추진돼야지 우왕좌왕하는 정부가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생각은 벗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가상화폐의 법적 성격을 규정하고 가격 등락폭 등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투기나 불법행위를 막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빗썸에 따르면 비트코인 시세는 이날 13시 기준으로 2004만원을 기록하며 전날 대비 3.72% 하락했다. 이더리움 시세는 193만원으로 전날 대비 5만5000원 정도 올랐다.

이밖에 라이트코인, 모네로, 퀀텀 등도 전날 대비 1∼2.5% 수준으로 상승했다.

송정훈 기자  song80@m-i.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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