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에 비정규직·아르바이트생 ‘고용불안’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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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인상에 비정규직·아르바이트생 ‘고용불안’ 커져
  • 최은화 기자
  • 승인 2018.01.07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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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인력 감축 움직임…일부 근로자들 해고 통보 받아
정부 ‘일자리안정자금’ 현실성 떨어진다는 비판 제기돼

[매일일보 최은화 기자] 최저임금이 시간당 7530원으로 인상된 지 일주일이 지난 가운데 벌써부터 최저임금 인상 역풍이 현실화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해고 통보를 받는 근로자들이 나오면서 아르바이트생이나 고령 근로자 등 취업 취약계층의 고용불안이 커지고 있다.

7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기준 비정규직 근로자 수는 654만2000명으로 1년 전보다 9만8000명 증가했다. 전체 임금 근로자 1988만3000명 가운데 비정규직이 차지하는 비중은 32.9%로 2012년 8월 조사에서 33.3%를 기록한 후 최근 5년 사이에 가장 높아졌다.

이처럼 비정규직 비율은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지만 최저임금 인상으로 상당수 중소기업과 소규모 자영업자들은 인력을 줄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최근 서울 강남의 한 대단지 아파트에서는 경비원 94명을 전원 해고했다. 입주자대표회의 측은 경비업무 관리의 어려움과 최저임금 인상 등 비용 문제를 사유로 들며 경비원을 용역업체를 통해 고용하는 것으로 전환한 후 해고된 경비원들의 재고용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용역업체를 통해 기존 경비원들의 재고용이 이뤄지더라도 94명 전원이 채용되지는 않을 거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아르바이트생 고용이 많은 편의점업계에서도 인건비 부담으로 인해 인력을 줄이고 야간 영업시간을 단축하고 있다. 임대료 등 각종 비용이 지속해서 오르는 상황에서 인건비마저 상승하자 시간당 매출발생과 비용을 비교할 때 편의점 점주가 야간에 아르바이트생을 쓰기가 부담스러워진 것이다. 영세식당들도 비슷한 사정이다. 매출 부진은 계속되는데 인건비 부담이 늘어나자 인력 감축이나 가격 인상을 고민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으로 아르바이트생들의 고용불안이 높아지고 있다. 구인·구직 아르바이트 포털 ‘알바천국’이 지난달 전국 회원 1458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내용에 따르면 응답자 72%가 올해 최저임금 인상으로 구직난이나 해고 등을 걱정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기업 지원대책으로 ‘일자리안정자금’을 내놓았다. 일자리안정자금은 정부가 3조원을 들여 30인 미만 업체의 사업주를 대상으로 월급여 190만원 미만 근로자 1인당 최대 13만원까지 지원하는 사업이다. 하지만 정부의 지원책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해고한파를 막는데 큰 도움이 되지 못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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