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제타격 위기감? 틸러슨 北에 “무조건 대화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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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제타격 위기감? 틸러슨 北에 “무조건 대화하자”
  • 박동준 기자
  • 승인 2017.12.13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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틸러슨 "유사시 北 핵무기 보유 방안 中과 논의"
맥매스터 "지금이 北과 충돌 피할 최고이자 마지막 기회"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부 장관이 12일(현지시간) 워싱턴DC의 미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과 국제교류재단 공동 주최 '환태평양 시대의 한·미 파트너십 재구상'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박동준 기자] 미 트럼프 행정부 내 사실상 유일한 대북 비둘기파인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북한에 어떤 전제 조건도 없는 대화를 제안했다. 대화 내용에도 제한을 두지 않고 일단 대화 테이블에 나오라고 했다. 현재 미국은 백악관과 행정부 내 매파들은 물론이고 의회 대북강경파들까지 '대북 선제타격론'을 거론하는 상황. 궁지에 몰린 틸러슨 장관이 김정은에게 보내는 절박한 메시지일 수도 있어 한반도 정세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2일(현지시간) 틸러슨 장관은 워싱턴DC에서 열린 '환태평양 시대의 한·미 파트너십 재구상' 토론회에 참석해 "(핵·미사일) 프로그램들을 포기해야만 대화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현실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전제조건 없이 기꺼이 북한과 첫 만남을 하겠다"고 했다. 미 정부가 북핵 포기를 전제조건에서 제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틸러슨 장관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그냥 만나자. 당신(김정은)이 원한다면 우리는 날씨 얘기를 할 수 있다. (당신이) 사각 테이블인지, 둥근 테이블인지에 흥미를 갖는다면 그것에 관해 얘기할 수도 있다"고 했다.

틸러슨 장관의 제안 배경과 관련, 주목되는 발언이 있다. 그는 "북한에 첫 폭탄이 떨어질 때까지 외교적 노력을 계속하겠다"며 "대북 선제타격은 나의 실패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번 제안마저도 무산되면 강경파들의 주장대로 대북 선제타격이 가해질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가 중국과의 비밀스런 외교적 대화 내용을 공개한 것도 이 때문으로 보인다. 그는 북한에서 불안정한 사태가 발생했을 때 핵무기를 확보하는 방안 등에 대해 미국과 중국이 논의했으며, 유사시 미군이 휴전선을 넘어 북한에 들어가더라도 반드시 한국으로 복귀할 것을 중국 측에 약속했다고 말했다. 또 중국이 대규모 북한 난민에 대비하고 있다고도 했다.

이를 뒷받침하듯 이날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바로 지금이 (북한과의) 무력 충돌을 피할 마지막이자 최고의 기회”라고 말했다. 틸러슨 장관의 후임으로 거론되는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의 발언도 주목된다. 그는 최근 북한의 김정은이 한반도 상황의 심각성을 모르는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미국의 선제타격론이 말에 그치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CIA는 선제타격 시한을 내년 3월로 잡고, 이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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