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역행하는 대-중소 상생
상태바
현대모비스, 역행하는 대-중소 상생
  • 황동진 기자
  • 승인 2011.01.17 10: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차량용은 세계 최초 맞다”

[매일일보] 국내 제1의 자동차전문기업이자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 중인 현대차그룹이 정부의 대-중소 상생에는 여전히 등한시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최근 현대차는 국내 한 중소기업의 기술도용 의혹을 사, 구설에 올랐다.

<매일일보>자매지인 <파이낸셜투데이 www.ftoday.co.kr>가  취재한 내용에 따르면 현대차가 중소기업의 기술 도용 의혹을 산 이 기술은 현대차가 최근 출시한 중대형세단 ‘그랜져HG’에 장착할 예정이라며 대대적으로 광고 홍보를 했던 것이어서 충격을 주고 있다.


‘중소기업 기술 도용 의혹’ 산 현대차, 중대형세단 그랜저HG 출시해 ‘호평’
(주)자연이 그려내는 소리, ‘한지 스피커 기술 도용’ 제기, 정부까지나서 조사

최근 현대차는 야심차게 준비한 ‘그랜저HG’를 출시, 관련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하지만 현대차는 출시 직전에 이미 체면을 제대로 구겼다. 그랜저HG에 장착할 예정인 차량용 한지 스피커를 국내 한 중소기업의 기술을 도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현대차는 출시를 코앞에 두고 적잖이 난감해 했다. 그랜저HG 출시에 앞서 현대차는 세계 최초의 한지 스피커를 장착했다며 대대적인 광고를 했었기 때문이다.

신개념 그랜저HG, 출시 전 망신살 '톡톡'


지난 13일 현대차는 신형 그랜저(이하 그랜저HG)를 선보였다. 2005년 TG 출시 이후 6년여만에 새롭게 선보인 신개념 중대형 세단이다.

이번에 출시한 그랜저 HG는 국내 최조의 첨단 기술이 총 접목됐다. 차간 거리를 자동으로 조정하는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기술이 장착됐으며, 평행 주차시 스스로 운전대를 좌우로 돌려 운전자를 돕는 ‘주차 조향 보조 시스템’도 적용됐다.

이 외에도 ‘LED 라이팅 그래픽’ 기능을 자동차에 적용킨 점도 눈길을 끈다.

그러나 현대차가 그랜저HG에 세계 최초로 장착한다던 ‘차량용 한지 스피커’에 대한 얘기는 ‘일언반구’조차 없다.

그도 그럴 것이 현대차가 HG출시를 코앞에 둔 시점에서 경기도 군포에 위치한 (주)자연이 그려내는 소리 양길섭 대표가 현대차의 기술도용 의혹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실제 자연이 그려내는 소리는 현대차그룹 주력 계열사인 현대모비스가 발표한 것과 거의 유사한 형태의 한지 스피커를 이미 개발해 올해 초부터 판매를 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사는 이미 2005년부터 개발에 착수, 2008년 전주한지축제에서  한지 스피커를 발표했고 지난해엔 차량용 스피커를 개발해 올해 1월부터 전국에 판매하고 있다.

양 사장은 “현대차와 모비스는 지난해 두 차례나 한지 스피커 제조사 사장들을 불러 연구팀 앞에서 시연을 시키고 기술 강연까지 들었다”면서 “그러나 현대차와 모비스는 연락을 끊었고 1년 6개월이 지난 뒤 세계 최초로 개발한 유일한 기술이라고 발표했다”라고 주장했다. 

(주)자연이 그려내는 소리, “기술  도용했다”

하지만 현대모비스 측은 양 사장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펄쩍 뛰었다. 모비스 관계자는 “시연을 개최한 사실은 인정하지만 시연 결과가 좋지 않아 기술제휴를 하지 않았을 뿐”이라며 “분명히 ‘차량용으로 만든 한지 스피커는 세계 최초가 맞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그는 “당시 시연한 제품은 가정용 평판 한지 스피커였는 데, 테스트 결과 주파수 응답이 고르지 않고 가격이 1,000만 원이 넘는 등 차량용으로는 부적합하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에 설명에 따르면 현대모비스가 한지를 이용해 신형 그랜저(HG)용 스피커를 개발하기 시작한 것은 2008년 12월이다. 이후 보완을 거쳐 2009년 7월 금형 개발, 8월 시제품 생산, 9월 1차 샘플 개발을 거쳤다. 올해 2월에 드디어 신형 그랜저 사양으로 최종 확정됐다.

모비스 관계자는 "단순히 한지를 사용했다는 이유만으로 중소기업의 아이디어와 기술을 도용했다는 업체들의 주장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누차 강조했다. 

현대차, 정부 대중소 상생 정책 역행?

하지만 모비스의 이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관련 업계에서는 좀처럼 의구심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모비스가 차량용 스피커라고 말할 수 있는 뛰어난 품질은 자사 제품뿐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객관적인 근거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결국 현대모비스는 중소기업의 아이디어와 기술을 자신의 것으로 포장했다는 논란과 함께 정부의 대-중소기업 상생 정책에도 역행하고 있다는 비판에 휘말리게 됐다.

이에 정부가 사실 규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지식경제부는 현대모비스와 한지 스피커 업체인 ‘소노다인’, 한지산업발전진흥회 등을 불러 기술 도용 논란 등에 대해 사실 여부를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