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청약시장의 ‘명과 암’…거품빠진 경쟁률 vs 新투기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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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청약시장의 ‘명과 암’…거품빠진 경쟁률 vs 新투기조장
  • 이정윤 기자
  • 승인 2017.12.11 15: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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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9월 청약제도 전면 개편…청약경쟁률↓, 청약당첨 커트라인↑
미계약 추첨 경쟁률 4천대1까지…국토부, 부작용 개선 논의 착수
지난 9월 개관한 ‘고덕 아르테온’ 견본주택에서 방문객들이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사진=이정윤 기자

[매일일보 이정윤 기자] 개편된 청약제도가 적용된 청약시장의 분위기가 달라졌다. 1순위 자격요건이 깐깐해지고, 100% 가점제 등이 적용되면서 치솟던 경쟁률의 거품이 빠지는 분위기다. 하지만 또 다른 투기시장이 열렸다는 지적도 있다.

강화된 청약제도 개편안은 8·2 부동산대책에 따라 올해 9월 25일부터 적용되기 시작했다.

개편 이후 투기과열지구와 청약조정대상지역은 청약통장 가입기간이 2년 이상, 무주택자이면서 세대주일 경우에만 1순위 자격이 주어진다. 가점제 적용비율도 투기과열지구는 75%에서 100%, 청약조정대상지역은 40%에서 75%로 대폭 확대됐다.

이에 따라 서울에 공급되는 중소형 아파트는 추첨 없이 100% 가점제 적용을 받는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강동구 분양실적의 경우 올해 평균 청약경쟁률은 13.44대1로 나타났다. 하지만 청약제도 개편안 적용 후에는 10.73대1로 평균 경쟁률이 떨어졌다.

이밖에 단지별 평균 청약경쟁률은 △‘녹번역 e편한세상 캐슬’ 9.8대1 △‘사가정 센트럴 아이파크’ 4.49대1 △‘백련산 해모로’ 7.5대1로 집계됐다.

이는 청약제도 개편으로 1주택 이상 보유자들이 1순위 청약에서 제외되고, 대출규제 강화에

따라 기존 주택담보대출자들은 추가 중도금 대출을 받기 어려워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면 100% 가점제로 인해 청약당첨 가점 커트라인은 높아졌다. 특히 서울에서도 인기단지 전용 85㎡ 이하를 중심으로 이 현상은 더욱 뚜렷하다.

청약제도 개편 이후 서울 강남 전용 85㎡ 이하의 평균 청약당첨 가점 커트라인은 66점으로 조사됐다. 기존 평균 점수인 57점보다 10점 가량 더 높은 수치다. 강남 인기단지는 70점 이상이 돼야 안정권에 들 수 있다는 게 분양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편 정부가 지난 9월부터 투기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는 ‘내집마련신청’을 금지한 이후 오히려 미계약 잔여물량 신청이 새로운 투기처로 등장했다. 내집마련신청은 미분양 물량에 대해 사전 접수를 받는 것으로 청약통장이 따로 필요 없다.

실제로 지난달 분양한 서울 강동구 ‘고덕 아르테온’은 이달 6일 미계약분 온라인 청약 결과 평균 경쟁률 230대1을 기록했다. 특히 미분양 물량이 1가구 나온 59㎡의 경우 무려 4109대1의 경쟁률을 찍었다. 내집마련신청 금지가 오히려 경쟁을 부추긴 셈이다.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청약제도 개편에 따른 부작용을 개선하기 위한 작업에 돌입했다.

국토부는 부작용뿐만 아니라 젊은층이 소외되는 역차별, 부양가족 가점을 위한 위장전입 등의 사안을 함께 검토한 후 개선안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한 분양 관계자는 “100% 가점제 적용으로 무주택 실수요자들이 청약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는 등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온 것은 사실이다”라며 “하지만 투기수요를 차단하고 실수요자들의 내집마련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선 정부가 기존의 제도를 좀 더 손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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