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숙 “꼭 내 발로 내려간다“, 이정희 “시간 걸려도 꼭 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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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숙 “꼭 내 발로 내려간다“, 이정희 “시간 걸려도 꼭 해결”
  • 송병승 기자
  • 승인 2011.01.13 14: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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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공농성 따위는 신경도 안쓰는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절차 강행

[매일일보=송병승기자]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이 고공크레인에 올라가 농성을 벌인지 벌써 일주일이지난 가운데 한진중공업이 12일 정리해고 대상자들에게 해고통보를 전달하면서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한진중공업은 12일 오전 희망 퇴직 신청자 등 110명을 제외한 생산직 직원 290명에 대한 정리해고 계획 신고서를 부산지방고용노동청에 제출 했다고 밝혔으며, 이와 함께 정리해고 대상자 290명에게 우편으로 정리해고 예고 사실을 통보했다.

사측이 정리해고 수순에 돌입하자 한진중공업 노조는 이날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한진중공업 경영진은 400명 인력감축이라는 목표를 채우기 위해 290명의 조합원에게 사형선고와 같은 정리해고를 통보했다"면서 "이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살기 위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진숙 "꼭 내발로 크레인에서 내려 갈 것"

▲ 한진중공업 부산 영도조선소 85호 크레인에서 고공농성에 돌입한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사진=민주노총 부산본부)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35m타워 크레인 위에는 지난 6일 부터  민주노총 김진숙 지도위원이 "한진중공업 사측이 노동조합과의 합의사항을 깨고 조합원 정리해고 방침을 통보했다"며 홀로 고공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김진숙 위원이 올라간 85호 타워 크레인은 '한번 올라가면 살아서 내려오지 않는다'는 크레인으로 지난 2003년 10월 故 김주익 한진중공업 지회장이 목숨을 끊은 곳이기도 하다.

김 위원은 7일 조합원들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크레인 위에서의  '양치질은 짝수날만한다. 세수는 윤석범 동지 장가가는 날은 꼭 한다. 샤워는 국경일날 한다'등의 생활 수칙을 정해 지내고 있다고 알렸다.

또한 김 위원은 "주익씨가 못해봤던 일, 너무나 하고 싶었으나 끝내 내 발로 크레인을 내려 가는 일을 꼭 할 것"이라며 "이 85호 크레인이 더 이상 죽음이 아니라 더 이상 눈물이 아니라 더 이상 한과 애끓는 슬픔이 아니라 승리와 부활이 되도록 제가 가진 힘을 다 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한진중공업의 정리해고사실이 전해지자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는 13일 오전 현장을 급히 찾아 김진숙 위원을 지지방문하고 한진중공업 노동조합 확대간부회의에 참여 했다.

이날 타워크레인에 올라가지 못하고 전화 통화만을 가진 이정희 대표는 김진숙 지도위원의 건강 상태를 묻고, 지도위원이 홀로 고공농성을 하게 된 상황에 대해 안타까움을 전하는 한편 이날 오전 조합원들을 만났던 이야기를 전하면서, 정리해고 통보를 곧 받게 되겠지만 조합원들이 하나로 뭉쳐서 극복해 낼 수 있으리라 믿는다는 이야기를 전달했다.

이정희 대표와 통화에서 김 위원은 "건강은 좋은 상태"라며 현장의 상황을 물었고, 이정희 대표가 서울에서 새벽부터 현장을 찾아 준데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또한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의 싸움이 반드시 승리할 수 있도록 투쟁을 계속할 것이라는 마음을 전했다.

이 대표는 김 위원에게 “민주노동당도 한진중공업 노동자들과 함께 정리해고의 문제를 전국민적으로 알려내고, 다른 야당과 시민 사회의 힘도 이끌어 낼 것”이라 다짐하면서 “무엇보다도 김진숙 지도위원이 건강히 계시기만 하면,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잘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마음을 전했다.

이정희 “기업의 국민경제에 대한 책임 방기”

이날 열린 한진중공업 노조 확대간부회의에서 이정희 대표는 "경영상의 책임으로 생겨진 문제를 노동자에게 전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분명한 민노당의 입장"이라며 "그것이 노동자들이 함께 사는 방향으로 해결되어야 한다는 것 또한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대표는 "이번 상황을 보면 지금 우리나라 조선업계 전반의 상황과 너무나 다르게, 이곳에만 작업물량이 떨어졌고 새로 수주를 받지도 않는 형편"이라며 "이것은 분명히 기업의 책임 차원에서도 국내생산을 일정비율 이상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국민경제에 대한 책임을 방가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이 대표는 "현재의 문제는 노동조합과 함께 사는 방향으로 해결되어야 하고 해결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쉽게 하루 아침에 끝날 문제도 아니기 때문에 어려운 일을 함께 겪어 가면서, 이길 수 있도록 마음을 모아가자"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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