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상장 서두르는 LCC, 장기 전략은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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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상장 서두르는 LCC, 장기 전략은 필수
  • 박주선 기자
  • 승인 2017.11.28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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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박주선 기자.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국내 저비용항공사(LCC)에 상장 바람이 불고 있다. 제주항공에 이어 진에어가 내달 두번째로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는 것. 진에어는 이달 29일부터 이틀 동안 일반투자자 공모주 청약을 진행한다. 상장 예정일은 다음달 8일이다.

티웨이항공도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상장 작업에 돌입한 상태다. 여기에 2014년부터 두 차례 상장이 무산됐던 에어부산도 여전히 증시 입성에 대한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내년에는 현재 6곳(제주항공·진에어·티웨이항공·에어부산·이스타항공·에어서울)인 국내 LCC 가운데 절반 이상이 상장사가 될 전망이다.

LCC들이 상장을 서두르는 이유는 투자금 확보를 위해서다. 해외 여행객이 증가한 데다 잇따른 신규 노선 취항 등 외형확장에 속도가 붙고 있어, 항공기 구매를 위한 자금 마련이 절실하기 때문. 또, 성장이 정체돼 있는 대형항공사(FSC)와 달리 향후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기대감도 한 몫 한다.

실제로 LCC는 불과 약 10년 만에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였다. 2005년 한성항공(현 티웨이항공)이 처음 설립됐을 당시만 하더라도 안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강해 소비자들의 신뢰는 바닥이었다. 계속되는 적자를 이겨내지 못하고 파산한 회사도 생겨났다. 하지만 LCC들은 이에 굴하지 않고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틈새시장을 노렸다. 전략은 대성공이었다.

지난해 LCC 누적 승객은 1억 명을 돌파했다. 올 상반기 LCC 6곳의 영업이익은 117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매출 역시 1년 새 39% 증가해 1조6820억원에 달했다. 특히 LCC는 항공여행의 비용을 줄이면서 국내 항공 여행 대중화를 이끌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다만, LCC의 성장세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업계 일각에선 LCC간 출혈경쟁이 더욱 심화돼 내년 하반기쯤 업계 전반에 위기가 찾아올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실제로 제주도와 일본 주요도시 등 단거리 노선은 이미 포화상태다. 여기에 플라이양양과 에어로K 등 신규 LCC들은 국토교통부의 면허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제살 깎아먹기 경쟁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저렴한 가격’ 이라는 단기적인 전략 하나만으로 승부를 볼 시기는 지났다.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상장도 좋지만, 그러기 위해선 장기적인 생존전략은 필수다. 전문가들은 중단거리 노선 경쟁이 치열해지는 만큼 새 고객 확보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최대 호황을 누리고 있는 LCC가 상장 작업을 통해 안정적인 재무능력 확보와 차별화 전략으로 FSC 부럽지 않은 하늘길 개척에 성공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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