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KB 윤종규 회장-허인 행장에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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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KB 윤종규 회장-허인 행장에 바란다
  • 송정훈 기자
  • 승인 2017.11.19 13: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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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훈 금융증권부 팀장

[매일일보 송정훈 기자] 오는 21일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과 허인 KB국민은행장이 임기를 시작한다. 20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윤종규 회장의 연임안과 허인 내정자의 국민은행장 선임안이 통과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KB금융은 3년여만에 지주회장의 행장 겸직체제를 마무리한다.

윤 회장은 ‘KB사태’로 휘청거리던 KB금융을 리딩금융그룹이라는 정상궤도에 올려놨다. 그가 지난 2014년 11월 취임한 후 KB금융의 당기순이익은 2년 새 두배 이상 늘었다. 지난 2분기에 이어 이번 3분기까지 신한지주를 웃도는 순이익으로 리딩뱅크 자리를 탈환했다. 윤 회장이 2기 경영체제 시작과 함께 더욱 날개를 달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KB금융의 윤 회장이 더욱 고공행진하기 위해선 몇 가지 풀어야 할 숙제가 있다.

우선 그룹의 1인자 지주회장과 지주내 순익을 내면서 살림을 이끄는 은행장간 어떻게 합리적으로 협업체제를 구축하느냐가 과제다.

업계에선 윤 회장과 허 내정자가 KB금융과 국민은행을 각각 이끌며 전문성을 발휘하고 시너지효과를 낼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 허 내정자도 평소 “윤 회장을 잘 보좌하겠다. 윤 회장의 철학을 따를 것이다”고 말해왔다.

그럼에도 회장과 행장간 역할분담과 협의구조를 제대로 만들 필요성이 있다. 그룹회장과 지주내 최대계열사 수장이 과거처럼 서로 반목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통상 최고경영자의 권한은 회사의 내규로 정해진다. KB금융의 경우 상시지배구조위원회에서 겸직분리를 정했기 때문에 이 위원회에서 권한을 규정하고 이사회 의결을 거쳐 확정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외풍에 당당한 KB금융을 만드는 것도 윤 회장과 허 내정자의 책무다. KB금융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제고할 수 있도록 금융당국에 적극적으로 요청해야 한다. 당국과 소통하면서 금융권의 애로사항이나 정책 대안 등을 가감 없이 전달해 정관계의 낙하산 인사나 외압으로부터 금융그룹을 지켜내야 한다. 윤 회장이나 허 내정자는 금융사의 경영의 속성을 정확하게 이해하면서 경영을 제대로 해나갈 수 있는 최고의 인사라는 평가다. 이 때문에 정부 입김에 자유롭고 더 금융당국에 당당할 수 있어야 한다.

금융당국도 그동안 CEO 임명에 개입해 왔던 관행을 깨고 전문경영인 체제가 잘 작동하도록 뒤에서 지원해 줘야 한다.

마지막으로 노조간 대화와 타협의 새장을 열어야 한다. 이번 20일 KB금융 임시주주총회에서 노조가 제안한 안건을 의결에 붙이는 자세는 금융권에서 노사관계가 진일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노조의 주장에 귀 기울였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후한 점수를 받을 수 있다.

KB금융 노동조합협의회(KB노조)는 이번 임시주총에서 윤 회장 권한 축소 정관과 노동이사제 도입이 불발된다면 다시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경영진 견제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이에 윤 회장과 허 내정자는 노조의 주장을 귀담아 들으면서 지시하는 대상이 아닌 대화와 협조하는 상생의 노사관계를 만들어나갈 필요가 있다. 분명 KB노조도 영향력을 키우려는 집단이기주의보다 대승적 차원에서 KB금융의 어려움과 미래의 난관들을 극복할 있도록 힘을 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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