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포항지진, 원전 공포 확산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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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포항지진, 원전 공포 확산 우려
  • 변효선 기자
  • 승인 2017.11.16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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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변효선 기자.

[매일일보 변효선 기자] 지난 15일 일어난 포항 지진으로 국내 원전이 또 다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16일 업계 등에 따르면 전날인 15일 오후 2시 29분 쯤 경북 포항시 북구 북쪽 9km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했으나, 원자력발전소 운영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원전 운영에는 이상이 없었으나 이번 지진으로 일각에서는 ‘원전 공포’가 또 다시 얼굴을 드는 모습이다.

벌써 몇몇 환경단체들은 탈원전 정책을 가속화하라고 주문하고 있다. 에너지정의행동도 성명을 통해 “더 큰 사고가 나기 전 핵발전소 건설을 멈추고 적극적인 탈핵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요구하고 나섰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이미 공론화 작업을 통해 사회적 합의가 이뤄진 신고리 5·6호기를 백지화하자는 주장도 나온 상태다.

이에 원자력 업계에서는 이번 지진으로 또 다시 한국 원전이 평가 절하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현재 국내 원전의 내진 설계는 6.5~7.0 규모다. 내년 6월이면 내진 성능이 모두 7.0으로 상향된다. 건설재개에 돌입한 신고리 5·6호기의 경우, 안전과 관련된 핵심설비의 내진 성능을 규모가 7.4로 대폭 강화된다.

이밖에도 △한국에 적합한 안전설비 지속 확충 △지진으로부터 안전한 비상대응거점 확보 △사고저항성 핵연료 개발 △신고리5.6호기 관련 다수호기 확률론적 평가 기술 선제적 개발 등이 추진될 예정이다.

이미 한국형 원전 APR1400은 까다롭기로 유명한 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설계 인증심사 3단계를 통과한 데 이어, EU-APR 표준 설계(APR1400의 유럽수출형)가 유럽사업자요건(EUR) 인증 심사를 통과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미국 타임즈가 선정한 ‘환경의 영웅’, ‘그린북 어워드’를 수상한 미국의 마이클 쉘렌버거도 “한국의 원자력은 전 세계에서 가장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지진에 대한 국민들의 걱정이 지진 등 예상치 못한 자연재해에 대비한 원전의 안전성을 한층 더 강화시킨다면 환영할 일이다.

다만, 걱정을 넘어 ‘공포’로 변하는 것은 우려된다. 논의가 원자력 발전 자체를 없애는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 원전이 또 다시 ‘찬밥 신세’가 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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