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1년만에 다시 정부소유은행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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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1년만에 다시 정부소유은행되나?
  • 송정훈 기자
  • 승인 2017.11.16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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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8일 최종후보 선정…17일 임추위서 외부인사 추천안 처리
후보 공모 아닌 추천으로 변경…“민주정부가 체육관 선거 하느냐” 반발
우리은행 회현동 본점 전경. 사진=우리은행 제공

[매일일보 송정훈 기자] 우리은행 임원추천위원회가 차기 행장 후보군에 외부인사를 포함시키면서 낙하산 인사가 현실화될 것이란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내부에선 민영화에 성공한지 1년만에 정부 소유은행으로 전락할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차라리 내부인사이자 행장 업무를 위임받은 손태승 글로벌부문 그룹장에게 행장을 맡겨 빠르게 사태를 수습하고 안정화 시켜야 한다는 호소가 이어지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다음달 8일 차기 행장후보 1명을 결정한다. 후보를 선정할 임추위는 이달 17일, 20일, 24일 등 3번 열린다. 임추위는 노성태 전 한화생명 경제연구원장,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 박상용 연세대 교수, 톈즈핑 푸푸다오허투자관리유한공사 부총경리, 장동우 IMM인베스트먼트 대표 등 과점주주의 추천을 받은 5인의 사외이사로 구성된다.

특히 17일 임추위에선 후보 자격을 외부인사로 확대하는 안이 논의될 예정이다. 또 후보군은 자원자의 신청을 받는 공모 형식 대신 임추위의 추천을 통해 선정할 계획이다. 앞서 우리은행 임추위는 지난 1월 민선 1기 행장 선임 당시 행장 후보 공모 자격을 내부 출신(최근 5년간 전·현직 임원과 계열사 대표)으로 제한했었다.

한 사외이사는 “후보자격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외부인사를 추천할 수 있도록 변경될 것”이라며 “채용비리 의혹과 내부 파벌 싸움이 있어 능력 있는 외부CEO를 영입해 사태를 수습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우리은행 노조는 행장 후보군을 외부인사로 넓히는 것은 낙하산을 심기 위한 사전 포석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박필준 노조위원장은 “외부에서 보는 것처럼 상업·한일은행 간 계파 갈등은 심각하지 않다”며 “이런 식으로 몰고 가는 건 낙하산을 심기 위한 명분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또 외부 인사가 금융권 출신이라도 같은 업권이 아니면 은행 전문가라고 볼 수 없고 타 은행 출신이 오는 것 역시 상도의가 아니라며 반발하고 있다.

은행 내부에서도 다섯 번의 도전 끝에 겨우 민영화에 성공했는데 1년만에 또다시 정부소유은행이란 낙인이 찍힐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사외이사의 추천을 통한 후보군 선정에 대해서도 민주주의 정부가 왜 유신시대의 체육관 선거로 돌아가려 하느냐는 볼멘소리도 들린다.

혼란스런 상황을 조기에 수습하기 위해선 행장업무를 위임받은 손 그룹장을 행장으로 선정해야 한다는 요구도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좋든 싫든 손 그룹장은 내부인사이기 때문에 가장 우리은행 사정을 잘 알고 사태를 조기에 수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외부인사를 데려오는 것은 사외이사진이 결국 정부의 관치금융에 백기를 드는 행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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