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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여명숙 게임위원장, 당긴 불씨 스스로 책임져야

[매일일보 박효길 기자] 여명숙 게임물관리위원장의 이른바 ‘게임농단’ 발언으로 국내 게임계가 발칵 뒤집혔다. 국내 게임계에서 만연하고 있는 확률형 아이템에 대해 특정세력이 관여했다는 것이다.

여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열린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게임업계 국정농단을 얘기하며 “모 정치인의 친척을 빙자한 사람의 횡포 등이 게임 농단의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의원들의 정치인의 실명을 공개하라는 요구에 여 위원장은 “전병헌 정무수석”이라고 밝혔다.

이에 전 수석은 “여 위원장의 주장은 모두 허위로 모든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며 강력 대응을 시사했다.

전 정무수석은 지난해 국회의원을 지내면서 한국e스포츠협회장을 겸임한바 있다. 당시 그의 보좌진인 윤모씨가 전 수석의 친척을 빙자해 게임농단을 일으켰다는 게 여 위원장의 주장이다.

이후 윤모씨는 자택 등에 대한 경찰의 압수수색이 이뤄져 체포됐다. 윤모씨는 e스포츠협회의 자금을 유용한 혐의가 적용됐다.

이로써 전혀 사실 무근으로 흘러가는 듯한 여 위원장의 게임농단 발언이 일정부분 근거 있는 듯 묘하게 분위기가 흘러갔다.

그러나 10일 다시 열린 교문위 국감에서 여 위원장은 게임농단의 근거를 대는 대신 사과를 했다.

여명숙 위원장은 “저는 전병헌 정무수석이 게임농단과 관련 있다고 말한 적이 한 번도 없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친척을 빙자한 사람이라는 표현에 대해 “소문만 듣고 사실확인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성급하게 드린 말씀”이라며 “두 분께 누를 끼치고 물의를 일으킨데 대해 진심으로 사죄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그는 “특정한 법이 통과되고 계속해서 업데이트 되거나 컨트롤 불가능한 방향으로 사행화가 폭주 기관차처럼 달릴 수 있는데 해결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놓지 않고 계속해서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여 위원장이 언급한 법은 2011년 통과된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법률안’이다. 일명 ‘오픈마켓 게임법’이라고 불리는 이 법은 구글 플레이스토어, 애플 앱스토어 등에서 한국이 심의문제로 게임을 유통할 수 없게 되자 민간 자율심의 도입으로 해결책을 마련한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이어 여 위원장은 “게임농단 발언을 한 것은 합리적인 의혹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윤 전 비서관은 공정해야할 등급기관 심의에 개입하면서 갑질과 길들이기를 했다”고 주장했다.

기자는 여 위원장이 전혀 사실이 아닌 부분에 대해 주장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의 말대로 합리적인 의심이라면 그 주장에 대한 근거를 대는 것이 마땅한 일이다.

그러한 근거 없이 합리적 의심만 밝히면서 여러 사람, 단체를 거론하면 그 책임이 없는 당사자만 피해를 보는 것이 아니겠는가.

문화체육관광부도 이번 사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문체부가 1일 “게임농단은 없다”며 조기진화에 나섰지만 윤모씨가 체포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문체부도 급하게 넘어갈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진상을 파헤쳐서 의혹 한 점을 남기지 않아야 이번 사태의 진정한 정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효길 기자  parkssem@m-i.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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