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정상 만남으로 1년 넘은 사드 갈등 마침내 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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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정상 만남으로 1년 넘은 사드 갈등 마침내 풀렸다
  • 박동준 기자
  • 승인 2017.11.12 14: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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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대통령 " 매경한고...비 온뒤 땅 굳는다"
시 주석 "새로운 출발이고 좋은 시작"
한국과 중국이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 문제를 둘러싼 갈등을 봉합하고 관계 정상화에 나서며 중국인관광객의 대규모 한국 방문에 대한 기대감이 국내 관광업계에 커지고 있다. 사진은 5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박동준 기자] 베트남 한중 정상회담에서 예상과 달리 사드(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가 언급되며 한중 간 사드 해빙 속도가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침묵을 통한 소극적 정상화보다는 공개거론을 통해 관계정상화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양국 정상의 의지가 드러났다는 평가다. 지난달 31일 양국 정부 합의에 이어 정상 회담을 통해 사드 사태가 마무리됐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베트남 다낭을 찾은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11일(현지시간) 양자 정상회담을 갖고 1년을 끈 사드 갈등을 완전히 봉합하고 양국관계 복원을 재차 선언했다.

시 주석은 “문 대통령을 다시 만나 아주 기쁘다”며 “오늘 우리 회동은 앞으로 양국관계 발전과 한반도 문제에 있어 양측의 협력, 그리고 리더십의 발휘에 있어 중대한 계기가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비 온 뒤 땅이 굳는다’는 한국 속담이 있다. 매경한고(梅經寒苦)라고 ‘봄을 알리는 매화는 겨울 추위를 이겨낸다’는 중국 사자성어도 있다”며 “한중관계가 일시적으로 어려웠지만, 한편으로는 서로의 소중함을 재확인하는 시간이었다. 한중 간 잃어버린 시간을 만회할 수 있게 양측이 함께 노력하길 바라마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회담을 통해 양국 정상은 서로의 국가를 방문하는데 의견을 모았다. 당장 문 대통령이 내달 베이징 방문을 공식화한데 이어 시 주석도 내년 평창올림픽 기간 동안 방한 노력을 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양국은 문 대통령 방중 기간 동안 ‘미래지향적 관계’ 발전 문제를 포괄적으로 논의한다는데 합의했다. 모든 분야에서 교류 협력을 정상궤도로 조속히 회복하는데도 뜻을 모았다.

사드 합의 관련 시 주석은 “새로운 출발이고 좋은 시작”이라고 평가했다.

이미 민간에서는 관계 복원의 조짐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라고 불리는 ‘광군제’(光棍節·독신자의 날)에서 한국 상품은 총거래액 기준 상위 5위 국가에 이름을 올렸다.

사드 갈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고 한류 금지령도 유지된 상태에서 양국의 관계 회복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평가다. 또한 광군제 할인행사 광고에 한류스타 전지현이 나온 것도 눈길을 끌었다. 전지현은 알리바바의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淘寶)의 광군제 판촉광고에 모델로 나왔으며 베이징 지하철에 한 화장품 광고 모델로 등장하기도 했다.

사드 사태 이후 중국 현지에서 급감했던 현대·기아차의 판매량도 최근 들어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9월부터는 베이징현대 충칭(重慶) 새 공장도 가동되기 시작했다.

현대차는 올 상반기 판매 감소율이 56.6%에 달했던 것이 지난달에는 11.1% 줄어드는데 그쳤다. 최근 3개월간 중국 판매 감소 폭도 8월 35.4%, 9월 18.4%, 10월 11.1%로 낮아지고 있다.

중국 소비주들도 관계 개선 가시화에 실적 회복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대표 중국 소비주 20종목 중 상당수는 양국 갈등이 본격화한 지난해 7월 이전 수준으로 시가총액이 회복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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