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아라 기자] 얼어붙었던 중국과의 관계가 정상화되면서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불리는 광군제(光棍節·11월11일)에 국내 기업들이 활짝 웃었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그룹 온라인종합쇼핑몰인 현대H몰은 지난 1일부터 10일까지 열흘간 역직구몰인 ‘글로벌H몰’에서 발생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96% 신장했다.

현대H몰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중국인 매출이 감소하면서 중국·대만·홍콩 등 중화권 고객 비중이 절반까지 떨어졌으나 올해는 사드 사태가 원만하게 해결될 것이라는 기대심리 때문에 지난해보다 매출도 증가하고 중화권 고객의 매출 비중도 70%대를 회복했다”며 “쿠폰, 적립금, 무료배송 등 혜택을 늘리고 G마켓 글로벌관에 입점하는 등 채널을 확대한 것도 주효한 것 같다”고 전했다.

SK플래닛 11번가는 11일 하루 동안 사상 최대 일 거래액 640억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이날 하루에만 1분당 4400만원씩 거래된 셈이다. 또 지난해 같은 날보다 37% 증가한 성과다. 특히 11일 밤 11시부터 1시간 동안 70억원이 거래됐다. 1분당 1억2000만원씩 팔린 셈이다.

또한 ‘십일절 페스티벌’을 시작한 이달 1일부터 11일까지 총 거래액은 44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 뛰었다. 11일간 11번가에서는 모두 1600만개가 넘는 상품이 팔려 나갔다. 특히 인기 상품이 판매된 오전 11시에는 1분당 최고 3400개씩 제품이 판매됐다. ‘십일절 타임딜’ 행사가 끝나기 15분 전인 11일 밤 11시 45분부터는 1분당 주문이 2825건씩 몰렸다.

장진혁 SK플래닛 11번가사업부문장은 “올해 11월 11일은 평일보다 거래액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토요일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내년 11월 11일에는 하루 거래액이 1000억원도 거뜬히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번 십일절 일 거래액은 사실상 국내 유통업계 역대 최고 기록으로 추산되며, 이 같은 추세라면 11번가는 온라인쇼핑몰로는 처음으로 11월 한 달간 거래액이 1조원을 훌쩍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랜드그룹에 따르면 중국 법인 이랜드차이나는 광군제 하루 동안 온라인 쇼핑몰 티몰에서 약 767억원의 매출을 올려 국내 기업 중 3년 연속 매출 1위 자리를 지켰다. 이는 지난해 달성했던 광군제 일 매출(약 563억원)보다 39% 증가한 수치다.

이랜드는 지난달 20일부터 상품가격의 10%를 먼저 내고 상품을 선점하는 사전 판매가 매출 증가를 견인했다고 보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보다 64% 늘어난 194억원의 사전 매출을 확보했다. 11일 오전 10시에 이미 지난해 매출을 넘어선 약 588억원을 기록했다.

이랜드는 이번 광군제 기간 동안 티몰에서 이랜드·프리치·스코필드·포인포 등 19개 개별 브랜드관을 운영했다. 가장 많이 팔린 제품은 이랜드 모직 더플코트로 24억원, 가장 빨리 팔린 제품은 스코필드 트렌츠 코트와 포인포 아동 다운파카로 1시간 만에 완판됐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이후 고전하던 한국 화장품 브랜드들도 8개월여 만에 광군제 특수에 함박웃음을 지었다.

아모레퍼시픽은 11일 티몰 중국에서 약 3억8700만 위안(약 651억 원)의 매출고를 올렸다. 전년 대비 53% 성장한 수준이다.

LG생활건강은 티몰닷컴에서 전년 대비 화장품 매출은 68%, 생활용품 매출은 104% 가량 증가했다. 역직구 사이트인 티몰 글로벌에서도 화장품과 생활용품 모두 지난해보다 46% 가량 매출이 늘었다.

김아라 기자 arakim7@m-i.kr김아라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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