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관광산업…외국인 발길 ‘끊기고’, 지갑 ‘닫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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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관광산업…외국인 발길 ‘끊기고’, 지갑 ‘닫히고’
  • 이한듬 기자
  • 승인 2017.11.06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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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 조사…‘동남아·인도 비자제도 완화’ 등 건의

[매일일보 이한듬 기자] 대한민국 관광산업에 먹구름이 짙다. 최근 국내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은 뚝 끊기고 지갑까지 닫혔다.

방문지역이 서울과 제주지역으로 편중되는 현상도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한·중 관계회복을 계기로 중국인 관광객이 돌아오더라도, 국내 관광산업이 당면한 과제를 되짚어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6일 ‘우리나라 관광산업의 현주소와 개선과제’를 발표하며 지난해 외국인 관광객은 1724만명으로 사상 최대 규모와 증가율을 기록하는 등 관광업계에 순풍이 불었지만, 올해에는 사드갈등 등으로 외국인 관광객의 방문·소비패턴이 급변하면서 관광산업의 허약한 민낯이 드러나고 있다고 밝혔다.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뚝 끊겼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올해 1~9월 외국인 국내관광객수는 전년동기대비 23.5%나 감소했다.

특히 중국인의 한국 단체관광 금지령 내려진 3월부터 외국인 관광객 수가 급락했다. 지난 7월엔 외국인 관광객이 전년대비 40.8%나 줄었다.

중국인관광객을 제외한 외국인관광객의 방한도 5월부터는 감소세로 돌아섰다.

외국인 관광객이 국내에서 쓰는 돈도 줄었다. 외국인 관광객 1인당 지출액은 2014년 1247달러에서 2015년 1141달러, 2016년 991달러로 2년 연속 하락했다. 올해 1~8월까지 1인당 지출액도 전년동기 1010달러 보다 감소한 998달러를 기록했다.

외국인 관광객의 방문지 쏠림현상도 문제다. 외국인 관광객의 방문지역 중에서 서울, 제주지역 비중은 2011년 89.9%였으나 2016년에는 98.2%로 증가했다.

지역방문율 3위 경기와 4위 부산은 외국인들의 발길이 뜸해졌다. 경기지역은 2011년 23.8%에서 2016년 13.1%로 감소했고, 부산지역도 2011년 14.1%에서 2016년 10.4%로 낮아졌다.

대한상의는 국내 관광산업의 저변확대를 위한 과제를 제시했다. 먼저 동남아국가와 인도 관광객에 대한 비자제도 완화를 제안했다. 일본은 2014년부터 인도네시아 관광객이 전자여권을 사전등록하면 비자를 면제토록 했다. 대만도 올해 11월부터 필리핀 관광객에 대한 비자면제를 시행하고 있다.

대한상의는 “우리도 태국, 말레이시아 대상으로 적용하고 있는 비자면제를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다른 동남아국가로 확대 적용할 필요가 있다”며 “떠오르는 시장인 인도에 대해선 단체관광 비자신설을 검토해볼만 하다”고 밝혔다.

관광통역안내사(가이드)의 등록요건 완화도 주장했다. 국내에서 관광통역안내사를 하려면 국가자격증이 필수다. 또 1인 관광통역안내사가 기업에 속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지자체장에게 일반여행업으로 등록해야 한다.

일반여행업으로 등록하려면 사무실을 보유하고 자본금 2억원이 필요하다. 자본금 기준이 2018년 6월까지 한시적으로 2억원에서 1억원으로 완화되긴 했지만 1인 관광통역안내사가 부담하기에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반면 일본은 내년부터 국가자격증 없이도 관광통역안내사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어 지역관광 콘텐츠개발 지원을 요청했다. 이외에도 대한상의는 △지역명소를 소개하는 해외방송 프로그램을 제작지원하는 등 ‘지역 관광명소 마케팅 지원’ △최근 3년연속 줄고 있고 전체 R&D 예산의 0.01%도 안되는 ‘관광산업 R&D 확대’ △국가, 지자체 소유 컨벤션센터에 부여하는 재산세, 취득세 비과세 혜택을 민간으로 확대 적용 등 ‘관광산업 세제지원 강화’ 등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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