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노사 임단협 과제 남은 조원태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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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노사 임단협 과제 남은 조원태 사장
  • 박주선 기자
  • 승인 2017.11.0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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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박주선 기자.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회사의 경영자로서, 직원의 행복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조만간 조종사 노조와도 좋은 소식이 있을 것입니다.”

올해 초 인천국제공항 격납고에서 진행한 대한항공의 보잉 787-9 차세대 항공기 도입 기념식에서 밝힌 조원태 사장의 말이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장남인 조 사장은 올 초 대한항공 사장 자리에 올랐다. 한진그룹의 3세 경영시대에 본격적인 막을 올린 것.

조 사장은 대한항공의 신임 사장으로 취임한지 약 한달 만에 기자들 앞에 모습을 드러내며 큰 관심을 받았다.

특히 조 사장은 40대 젊은 CEO답게 취임 이후 줄곧 소통 경영을 강조해왔다. 실제로 올 1월 11일 대한항공의 사장으로 취임한 그는 취임 직후인 13일 대한항공 본사 및 인근에 위치한 조종사 노조를 포함한 3개 노동조합을 방문하기도 했다.

당시 조 사장은 이 자리에서 노조 측에 “발전적 노사관계 정립을 위해 서로 노력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업계에선 노사 간 임단협 타결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기대감이 높았다.

그러나 조 사장은 여전히 조종사 노조와의 관계를 매듭짓지 못했다. 오히려 임금협상 문제를 둘러싼 노사 갈등은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대한항공 사측과 조종사 노조는 지난해부터 2015년 임금협상을 놓고 평행선을 걷고 있다. 올해를 넘기면 2015년 임금협상이 3년 이상 지속되는 셈이다. 현재 조종사 노조는 새 집행부를 구성 중이다.

이는 경쟁사인 아시아나항공이 최근 조종사 노조와 2017년 임금협상과 2016년 단체협약에서 잠정 합의를 이끌어낸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현재 국내 항공업계는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있는 LCC들로 새 국면을 맞이한 상태다. 올 상반기 국내 LCC들은 지난해의 2배가 넘는 영업이익을 거두며 실적 고공행진을 이어간 반면, 대형항공사(FSC)들은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소폭 상승하는 데 그치거나 오히려 감소했다.

물론, 대한항공은 명실상부 국내 대표 항공사다. 하지만, 조종사 노조와의 관계라는 내부 문제조차 해결해내지 못하면서 대표라는 말을 붙일 수 있을까?

그동안 소통경영을 강조해온 조 사장이 남은 두 달 동안 조종사 노조와의 관계를 매듭짓고, 사장 첫 해에 경영능력을 입증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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