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호실적’에도 기대 못 미쳐…헐값매각 우려 커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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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호실적’에도 기대 못 미쳐…헐값매각 우려 커지나
  • 김보배 기자
  • 승인 2017.11.02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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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연속 2천억대 영업익 실패…향후 주가 상승여력 ‘불투명’
산은, 투자금 회수보다 신속한 매각 ‘무게’ 13일 예비입찰 마감
올 들어 분기 최대 영업이익 행진을 이어가던 대우건설이 3분기 시장 기대를 밑도는 성적을 발표하면서 인수합병(M&A)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대우건설 제공

[매일일보 김보배 기자] 매각을 코앞에 둔 대우건설[047040]이 올해 3분기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경영성적표를 발표했다. 대우건설은 앞서 2분기 연속 2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으로 사상 최대 실적행진을 이어갔지만 3분기 영업이익이 직전분기 대비 반토막 나며 ‘헐값 매각’ 우려가 커지고 있다.

2일 대우건설은 3분기 연결기준 경영실적을 잠정 집계한 결과 1138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고 공시했다. 전년동기보다 7.0% 늘었지만 직전분기에 비해서는 53.7% 감소했다.

매출은 3조980억원으로 작년동기 대비 10.4% 늘었지만 직전분기보다는 0.5% 줄었다. 당기순이익은 893억원으로 전년 대비 31.1% 증가했고 직전분기에 비해서는 31.6% 감소했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5807억원을 기록, 올 한해 목표액인 7000억원의 83%를 채워 연말까지 목표 달성에는 무리가 없어 보인다.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은 전년동기보다 5.5% 늘어난 8조8522억원으로, 연간 목표액인 11조5000억원의 78%를 달성했다.

대우건설은 지난 몇 년간 활발하게 분양사업을 펼쳐온 주택부문을 비롯해 건축·플랜트 등 전 부문에서 고른 매출 성장을 보였고 해외는 베트남 신도시 프로젝트의 매출이 본격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3분기 신규 수주는 2조8792억원으로 전년보다 8.3% 감소했다. 현재까지 수주잔고는 33조105억원으로 매출 기준 3년치 일감을 보유하고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해외에서 다수의 프로젝트 계약을 앞두고 있어 연말까지 수주 실적은 더 좋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강점이 있는 주택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수익 높은 개발형 투자사업을 선별적으로 수주해 기업가치를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대우건설이 1~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2000억원대 영업이익을 기록, 연간 영업이익이 최고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한 만큼 다소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이날 대우건설 주가는 전일보다 7% 이상 빠져 주당 7000원 아래로 떨어져 거래됐다.

이로써 대우건설 최대주주 KDB산업은행을 둘러싼 ‘헐값 매각’ 논란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산은이 지난달 13일 대우건설 매각공고를 낼 당시 대우건설 주가는 주당 7000원대에 머물러 있었다. 산은이 보유 중인 대우건설 지분 50.75%(2억1093만1209주)는 약 1조5000억원 규모로,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한 매각가는 2조원 초반에 그친다.

앞서 산은은 사모펀드를 조성해 2010년 1주당 1만1123원에 1조원, 2011년 1주당 1만8000원에 2조1785억원 등 총 3조1785억원을 투입해 대우건설 지분을 취득했다. 주당 평균 취득가액은 약 1만5000원선으로, 잘 팔아도 1조원 이상의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더욱이 올해 상반기 매출 5조7653억원, 영업이익은 4780억원을 기록, 시장 신뢰를 회복 중이던 대우건설이 3분기 부실을 털기 이전 수준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매각가가 더 높아질지 여부는 미지수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산업은행은 적절한 인수자가 나타나면 장부가격과 상관없이 매각을 진행할 것”이라며 “앞으로 해외는 물론 국내 시장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올해가 대우건설 매각을 위한 마지막 기회라고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대우건설 인수 후보군으로는 국내·외 업체 8~9곳이 거론된다. 국내에서는 부영, 호반 등 건설사들이, 해외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와 중국 국영 건설사인 중국건축공정총공사, 말레이시아 국영 에너지기업인 페트로나스 등이 유력 후보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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