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울것은 지우고 가야"...바당과의 통합요건 충족
[매일일보 박규리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17일 "잘못이 있으면 무한책임을 지는 것이 지도자의 참 모습이다"라며 최근 바른정당과의 당대 당 통합을 염두에 두고 박근혜 전 대통령의 출당을 시사했다.
홍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는 먼 길을 가야 한다. 지울 것은 지우고 새롭게 나아가야 한다"고 썼다. 이는 박 전 대통령의 전날 법정에서의 '재판 보이콧' 선언에 대한 답으로 사실상 박 전 대통령 당적 정리 문제를 조만간 결론 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또 홍 대표는 지난 9월13일 한국당 혁신위가 박 전 대통령과 친박 핵심인 서청원·최경환 의원에 대해 '자진 탈당 권고안'을 냈을 당시 "10월 중순 이후 이 문제를 공식 논의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홍 대표는 이어 "지도자의 가장 큰 잘못은 무능이다. 지도자의 무능은 5000만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위태롭게 하기 때문"이라며 "지도자는 동정의 대상도 아니다. 안타깝지만 우리는 먼 길을 가야 할 입장이다. 지울 것은 지우고 새롭게 나아 가야 한다"라고 썼다.
그러면서도 홍 대표는 "정치보복에 대해서는 적극 대응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전날 재판에서 "정치보복은 저에게서 마침표가 찍혔으면 좋겠다"고 심경을 밝힌 박 전 대통령에 발언에 대한 코멘트로 읽힌다.
결단의 시기는 오는 23일 이전이 될 공산이 크다. 홍 대표가 23일 미국 방문길에 오르는 만큼 그전에 이 문제를 정리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홍 대표의 방미는 안보외교뿐만 아니라 박근혜 출당으로 인한 당내 논란에 거리두기 성격도 있다.
또 바른정당 전당대회가 열리는 11월 13일 이전에 보수 대통합의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미도 크다. 유승민 의원을 중심으로 한 바른정당 자강(自强)파가 통합에 여전히 반발하는 상황이라 통합파의 보수 통합 전제조건인 박 전 대통령 출당을 하루빨리 충족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이와 별개로 이번에 열리는 윤리위에서는 박 전 대통령은 물론 서청원·최경환 의원의 당적 정리 문제도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당 안팎에서는 친박 청산 문제가 이달 말 혹은 다음달 초 결론이 날 것이라고 보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