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홍승우 기자] 스마트폰 중독이 사람 뇌의 조절능력을 떨어뜨린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연구팀(김대진 교수, 전지원 박사)은 9일 스마트폰 중독군 25명과 정상 사용군 27명을 대상으로 한 상대방 표정 변화(정서 차이)에 따른 뇌기능 활성화 정도를 자기공명영상(MRI)으로 관찰한 결과를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연구팀은 각각의 실험 참여자들을 MRI 장치에 6~7분씩 누워있게 한 후 모니터 화면을 통해 다른 사람의 웃는 얼굴과 화난 얼굴을 번갈아 제시했다.
스마트 중독군은 화난 얼굴이 제시된 후의 반응 정도(민감도)가 정상 사용군보다 떨어졌다.
특히 뇌기능 MRI 영상에서는 갈등의 탐지와 조절에 관련된 뇌 속 ‘배외측전전두피질’과 ‘전대상피질’에서 상대적으로 저하된 뇌활성화가 관측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스마트폰 중독군은 상대방의 얼굴 변화에 따른 정서전환이 일어날 때 사회적 상호작용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진 ‘좌측 상측두구’와 ‘우측 측두-두정 접합 영역’에서도 뇌의 활성도가 떨어지는 특징을 보였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가 대인 관계 시 대화에 집중하지 못하면서 끊임없이 휴대전화를 만지작거리거나 문자메시지 또는 소셜 네트워킹 프로그램으로 사람들과 상호 작용하려는 경향이 큰 스마트폰 중독자들의 현상을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전지원 박사는 “스마트폰 중독자를 대상으로 사회 정서와 관련된 뇌활성화의 변화를 실제로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이 실제 사회적 상호작용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또 김대진 교수는 “이번 연구가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의 부정적 영향에 대한 중요한 근거를 제공하는 만큼 잠재적 공중보건 이슈로 부각된 스마트폰 과의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