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미래에셋·키움證 등 증권사 대출이자 ‘칼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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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미래에셋·키움證 등 증권사 대출이자 ‘칼날’
  • 홍석경 기자
  • 승인 2017.09.26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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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 불구 대출이자 과도해…대대적 점검예고

[매일일보 홍석경·박숙현 기자] 금융당국이 증권업계 신용대출이자에 칼을 빼들며 증권사 이자수익에 악영향이 불가피 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증권사가 신용대출이자 인하에 나설 시 각 사별로 최대 7%에 이르는 당기순이익 감소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21일 제1차 ‘금융소비자 권익제고 자문위원회’를 출범하면서 증권사의 신용거래융자 이자율 합리화 등을 우선 추진과제로 선정했다.

금융당국이 신용거래이자율 점검에 나선 것은 각 증권사마다 이자율산정방식이 다르고, 적용하는 금리도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그간 증권업계는 저금리 기조와 다른 금융권 대출보다 고객의 대출상환이 빠름에도 불구하고, 기간별로 5~11%, 연체이자는 최대 12%까지 적용해 과도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신용거래융자는 증권사가 투자목적의 자금을 고객에 빌려줘 일정이자를 수취하는 방식으로, 자금회수가 어려워졌을 땐, 고객이 보유한 주식을 팔아버리는 반대매매도 행사할 수 있다. 

금감원은 이들 증권사들이 시장금리 변화에 따른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의 적정성을 자체 점검·평가하고, 이자율 변경근거를 유지하는 등의 내부통제기준을 마련토록 할 방침이다. 

조효제 금감원 금융투자국장은 “증권사 신용대출은 자금을 조달해서 개인투자자에게 제공해주고 있다”며 “시중은행이 저금리기조에 따라 ‘조달금리’는 계속 내려가고 있는데 증권사 신용
이자율은 높은 측면이 있다. 이에 대한 적정성을 평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올 들어선 증시호조에 증권사 신용거래융자 규모도 1년만에 급증하는 모습을 보였다. 금감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미래에셋대우 등 상위 10개 증권사의 상반기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19조3723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13조5440억원보다 43.03% 급증했다. 

상반기 기준으로는 자기자본 7조원대의 미래에셋대우가 신용잔고 3조9365억원을 보유해 가장 많다. 오는 11월 신용대출이자 인하를 예고한 키움증권도 자기자본 1조2000억원보다 많은 1조3195억원의 신용잔고를 보유하고 있다. 키움증권은 전체 순이자수익 중 신용대출이자 20%가량을 차지해 적지 않은 비중이다.  

업계는 금융당국의 지도에 따라 증권업계 신용융자이자 인하가 이뤄질 경우 이에 따른 수익악화가 최대 7%에 이를 것으로 보고있다. 신용거래잔고가 많은 대형 증권사나 이자수익 의존도가 높은 증권사일수록 파급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투자업계는 신용거래융자이자를 평균 1~2%만 인하하더라도 키움증권과 미래에셋대우의 당기순이익이 각각 7.4%, 6.3%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상대적으로 신용거래융자잔액이 적은하나금융투자(8914억원)나 메리츠종금증권(7923억원)은 이자 인하로 인한 수익감소가 1% 미만으로 예상됐다.

다만 증권사 신용거래융자 이자율 인하가 장기적인 악재로 보는것도 무리다. 최근 주식투자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이자율까지 낮아진다면 더 많은 고객들이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투자에 뛰어들 가능성도 크기 때문이다. 

김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증권사의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인하에 따른 실적 감소를 피할 순 없지만,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며 “오히려 이자율이 너무 낮으면 신용거래융자금이 크게 증가할 수 있어 회사별 적정성 유지나 고객군별 차등화 등에 중점을 둘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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