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소상공인 혁신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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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소상공인 혁신을 기대한다
  • 이종무 기자
  • 승인 2017.09.24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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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무 산업부 기자

[매일일보 이종무 기자] 근로자 수 604만 명, 총 사업체 수에서 차지하는 비율 86.4%. 대한민국 소상공인을 나타내는 수치다. 소상공인을 우리 경제의 ‘모세 혈관’이라고 부르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 몸 속 구석구석까지 흘러 신체를 원활히 움직이게 만들어야 할 소상공인이 날로 악화되는 경영 환경 때문에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실제 2015년 중소기업청(現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소상공인 1년 생존율은 62.4%다. 10곳 가운데 4곳이 1년 안에 문을 닫는다는 얘기다. 생존율은 해가 지날수록 급격하게 떨어진다. 2년 생존율은 47.5%, 3년과 4년 생존율은 각각 38.8%, 31.9%로 처음의 절반 수준이다. 5년을 버티는 경우는 27.3%에 불과하다.

악화되는 경영 환경 속에서도 꿈과 용기를 잃지 않는 소상공인이 있다. ‘혁신형 소상공인’이 그것이다.

지난 22~23일까지 양일간 기자는 소상공인연합회의 ‘강원 혁신형 소상공인 현장 탐방’에 동행했다. 강원도 원주시와 평창군의 혁신형 소상공인을 찾아 혁신형 소상공인의 현재와 미래를 얘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20여 년간 방치되다 시장 상인이 하나 둘 힘을 합쳐 재생을 통해 활기를 찾은 미로예술 원주중앙시장은 대표적인 혁신형 소상공인 모델이었다. 시설을 현대화하고 해당 지역을 잘 알고 있는 예술가들의 지원을 받아, ‘시장’이라는 옷에 ‘문화’와 ‘청년’이라는 요소를 덧붙였다.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중무장한, 이른바 ‘청년 사장님’이 운영하는 가게들이 많아지면서 과거 비행청소년들의 아지트에서 주말이면 5000여 명이 찾는 명소로 탈바꿈했다.

혁신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었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도 “혁신은 대단한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정직한 마케팅을 통해 소비자와 시민들에게 공감을 얻고 어떻게 하면 소비자를 더 유치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모습이 혁신의 출발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혁신은 멀리 있어야 되는 것도 아니다. 근본적으로 상공인의 시장에서의 기본적인 역할은 서비스다. 시대와 상황이 변하면 수요에 따라 서비스도 변해야만 정당성이 부여되기 때문이다. 그만큼 혁신은 소상공인에게 있어 이제 필수 조건이다.

대형마트와 기업형수퍼마켓(SSM), 복합 쇼핑몰로 대변되는 현재의 유통산업 구조속에서, 존폐의 기로에 서 있는 전국 전통시장들에게 원주중앙시장의 ‘반란’이 주는 의미를 톺아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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