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도시바메모리 인수…낸드사업 날개 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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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도시바메모리 인수…낸드사업 날개 단다
  • 이한듬 기자
  • 승인 2017.09.20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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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바, 20일 이사회서 한미일 컨소시엄 최종인수자 선정

[매일일보 이한듬 기자] SK하이닉스[000660] 진영이 결국 도시바메모리를 인수하는 데 성공, 6개월 넘게 이어진 치열한 인수전이 드디어 마침표를 찍었다.

도시바는 20일 이사회를 열고 지난주 매각 양해각서를 체결했던 한미일연합과 매각 계약을 맺기로 최종 결정했다.

한미일 연합은 미국 베인캐피털이 주도하는 컨소시엄으로, SK하이닉스를 비롯해 미국 델, 애플 등이 참여 중이다.

이번 인수전은 막판까지 결과를 알 수 없는 치열한 양상으로 전개됐다. 기술유출을 극도로 경계한 도시바 측이 가장 유리한 인수후보를 선택하기 위해 웨스턴디지털(WD)이 참여하는 신 미일연합과 한미일 연합을 놓고 교섭대상을 수차례 번복하며 끝까지 저울질 했기 때문.

도시바는 지난 6월 한미일 연합을 우선협상자로 선정했으나, SK하이닉스가 의결권 있는 주식을 요구하자 기술유출을 우려하며 WD 진영으로 협상대상을 변경했다.

하지만 WD 측도 경영권 참여 의지를 드러내는 한편 협력 조건의 재검토 등을 요구하는 등 도시바와의 이견이 계속되자 지난 13일 새로운 제안을 해온 한미일 연합과 협상을 본격화 하는 각서를 체결하고 최종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다.

한미일 연합의 새 제안에는 기존 제시했던 2조엔(약 20조9000억원)의 인수비용 외에도 연구개발비용으로 4000억엔(약 4조1000억원)을 지원하는 방안을 비롯해 SK하이닉스가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는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지난 19일 WD측이 경영권을 포기하겠다는 새로운 제안을 해오면서 다시 WD 진영으로 매각 대상을 선회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는 등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 지속됐다.

이 같은 혼전 끝에 결국 최종후보로 한미일 연합이 낙점되면서 6개월이 넘는 매각전에 종지부를 찍게됐다.

매각 금액은 한미일 2조4000억엔(약 24조원) 규모로 알려졌지만, 한미일 연합이 도시바와 WD 간 소송의 손해를 500억엔가량 보전해 주기로 했다는 현지 보도가 나온 만큼 추가적인 가격 상승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의결권 지분 비율은 베인캐피탈 49.9%, 도시바 40%, 일본기업 10.1%로 일본 측이 경영권을 갖게되며, SK하이닉스는 약 2000억엔을 전환사채(CB) 형태로 참여한다. 이를 향후 지분으로 전환한다고 해도 의결권 비율은 15%로 제한된다.

SK하이닉스는 이번 도시바메모리 인수로 낸드플래시 경쟁력 강화를 꾀할 수 있게 됐다. SK하이닉스는 D램 시장에선 삼성전자[005930]에 이은 2위의 선두업체지만, 낸드 부문에선 점유율 11%대로 1위인 삼성전자와 3배가량 차이가 난다.

이런 상황에서 낸드 2위 업체인 도시바와 협업하게 됨으로써 낸드 경쟁력을 강화하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확대할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는 평가다.

한편 도시바는 내년 3월 말까지 매각 금액을 얻어 채무를 해결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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